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희토류 독립’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인 중국이 미국으로의 수출을 제한하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최근 텍사스주 남부에 있는 공업지역에 희토류 처리 가공시설을 짓기 위해 호주의 희토류 업체 리나스에 3040만달러(약 380억원)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호주 서부의 광산으로부터 희토류를 실어온 뒤 이를 텍사스 생산공장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희귀 원소 광물인 희토류는 군사 장비를 포함해 자동차, 컴퓨터, 휴대폰 등 첨단기술 부품 제조에 쓰이는 핵심 물질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이 미국으로의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보복 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자 미 정부는 미국 내 공장 설립 등 희토류의 자체 생산 및 가공 방안을 적극 추진해왔다.

리나스가 미 국방부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에도 텍사스에 본사를 둔 블루라인 코퍼레이션과 함께 무기류 등에 쓰이는 중희토류 생산을 위한 자금을 받았다. 이 두 생산시설은 모두 텍사스 남부 공업도시인 샌안토니오 인근에 설립될 예정이다.

리나스 측은 텍사스의 희토류 처리 시설이 완공되면 세계 희토류 수요의 약 4분의 1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