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애플과 삼성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위에 올랐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세계 6위로 추락했다고 CNBC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 출하량이 급감한 것이다.

CNB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화웨이의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3300만 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41% 줄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은 8%로 조사됐다. 이로써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 가운데 6위가 됐다.

시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화웨이가 최근 6년새 5위 밖으로 순위가 밀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앰버 리우 캐널리스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제재로 인해 화웨이는 대부분의 시장에서 급격히 후퇴했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2분기(4~6월) 5580만 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처음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당시 5370만 대를 출하한 삼성전자는 2위였다. 2020년 전체 기준 화웨이의 출하량 순위는 세계 3위로 조사됐다.

하지만 슈퍼사이클(대호황)을 맞은 애플의 공세가 거세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에 사상 최대인 9010만 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했다. 중국에서도 최대 매출을 거뒀다.

미국의 제재는 화웨이의 발목을 잡는 최대 걸림돌로 지목된다. 미국은 2019년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미국 기업의 핵심 부품과 소프트웨어가 화웨이에 흘러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았다.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까지 차단돼 화웨이는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5월 미국은 화웨이와 대만 파운드리업체 TSMC의 거래를 막았다. 반도체 생산시설이 없는 화웨이가 TSMC에 5세대(5G) 스마트폰용 반도체 등의 생산을 맡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화웨이 측은 "화웨이는 항상 혁신에 전념했다"며 "2020년 스마트폰 사업은 견실하게 발전했고 태블릿PC와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크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래에 대해 확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