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기조 등에 따라 지난해 미국의 주택 거래량이 14년 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 매매가격도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작년 미국의 주택 거래량(기존 주택 기준)은 총 564만 건으로 전년보다 5.6% 증가했다. 2006년(648만 건) 이후 최대 기록이다. 기존 주택은 미국 전체 주택거래 시장의 90%를 차지한다.

대출금리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데다 코로나19 사태 후 재택근무가 활성화하면서 구매 수요가 급증한 게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주택정보업체인 코어로직의 프랭크 노서프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저리의 모기지론이 주택 매입 수요를 부채질한 핵심 동인”이라고 했다. 미국인들이 주택을 구입할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30년 만기 모기지론의 연평균 금리는 작년 12월 기준 2.68%에 그쳤다. 1년 전보다 1%포인트가량 낮은 수치다.

수요가 갑자기 늘면서 기존 주택의 중위가격은 작년 평균 29만6500달러로, 전년 대비 9% 치솟았다. 매물은 작년 말 기준 총 107만 채로 1년 전에 비해 23% 감소했다. 공급 부족이 가격을 끌어올린 또 다른 요인이었다는 얘기다.

가격이 급등했지만 부실 위험은 높지 않다는 게 시장 평가다. 과거보다 모기지론 집행 기준이 훨씬 엄격해져서다. 금융회사인 패니메이의 더그 던컨 이코노미스트는 “공급량이 시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집값이 추가로 뛸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