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하는 트럼프 / 사진=AP 연합뉴스
퇴임하는 트럼프 / 사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대통령 직에서 물러났다. 트럼프는 이임사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돌아오겠다"고 했다. 하지만 의사당 폭동을 계기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마저 등을 돌린데다, 내란 선동 혐의로 검찰 기소나 상원 탄핵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정치적 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20분께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을 타고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향했다. 코트에 붉은 넥타이를 맨 트럼프 대통령은 헬기 탑승 전 취재진을 향해 "(미 대통령 재임은) 일생의 영광이었다"며 "우리는 많은 것을 성취했다"고 말했다.

앤드루스 공군기지 활주로에는 붉은 카펫이 깔렸고,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송 연설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돌아오겠다"며 "항상 여러분을 위해 싸우겠다"고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 올랐고 비행기는 오전 9시가 조금 지난 시각 활주로를 이륙해 트럼프 별장이 있는 플로리다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엔 참석하지 않았다. 후임자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은 대통령은 1869년 앤드루 존슨 이후 152년 만이다. 존슨 전 대통령도 트럼프처럼 하원으로부터 탄핵당했다.

취임식에 불참하고 군 기지에서 '셀프 환송식'을 연 대통령은 트럼프가 최초다. 과거 퇴임하는 대통령은 후임자 취임식에 참석한 뒤 워싱턴을 떠나는게 관례였다.

트럼프 환송식엔 마이크 펜스 부통령,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떠나기 전 바이든 대통령에게 편지를 남겼다. 퇴임 대통령이 후임에게 덕담과 당부의 내용을 담은 편지를 집무실에 있는 '결단의 책상'에 남기는 것은 백악관의 전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편지를 남기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전통은 지켜졌다. 멜라니아 여사도 질 바이든 여사에게 편지를 남겼다고 CNN은 전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