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정적자 GDP 대비 9% 근접할 듯
이탈리아, 42조원 규모 추가 경기부양책 시행…팬데믹 후 5번째
이탈리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극심한 경기 침체를 극복하고자 42조 원대 추가 경기부양책을 시행한다.

이탈리아 상원과 하원은 21일(현지시간) 정부가 제출한 320억 유로(약 42조6천793억 원) 규모의 경기부양안을 각각 승인했다.

이 재원은 의료시스템 개선과 기업 지원, 고용 안정화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경기부양안은 지난해 2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가 불거진 이래 5번째로, 그동안 승인된 액수만 총 2천억 유로(약 26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 재정적자 규모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8.8%까지 치솟을 전망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올해 예산안에서 재정적자 목표를 GDP 대비 7% 수준으로 설정한 바 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는 10.5∼10.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경기부양안과 관련한 이번 의회 승인은 붕괴의 벼랑 끝에 선 이탈리아 연립정부 신임안이 가까스로 상원을 통과한 지 하루 만에 이뤄져 주목을 받았다.

실제 투표 결과에서는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성표가 나왔는데, 이는 야권이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적자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연정의 정책 방향에 동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서 중도 정당인 생동하는 이탈리아(IV)가 지난 13일 정책적 견해차를 이유로 연정 탈퇴를 선언하며 정국 위기가 촉발됐다.

주세페 콘테 총리의 요청으로 이뤄진 18일 하원 신임안 표결에서 연정은 과반 지지를 확보했다.

반면 다음 날 상원에서 IV 소속 의원들의 기권으로 표결에서는 이겼으나 안정적 과반 확보에는 실패, 국정 운영에 암운을 드리웠다.

연정은 상원에서 보건 위기 사태 극복과 정책적 이념 지향을 같이하는 무소속 의원 및 야권 의원들을 최대한 많이 규합해 절대 과반을 확보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상원에서 안정적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경우 코로나19 사태 속에 조기 총선을 치러야 하는 최악의 상황도 예상된다.

콘테 총리는 지난 20일 오후 정국 위기 관리자인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을 만나 현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마타렐라 대통령은 총선을 피하려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국정 기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주지시켰다고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전했다.

콘테 총리가 연정 합류를 망설이는 야권 의원들을 설득하고자 대규모 개각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