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 모두 미국 브랜드 옷을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인 다양성을 강조하기 위해 흑인과 여성 디자이너 옷을 많이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유명 브랜드인 랄프 로렌의 짙은 푸른색 정장을 입고 취임식에 참석했다. 흰 와이셔츠에 하늘색 넥타이를 맸다. 영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는 젊은 여성 디자이너 알렉산드라 오닐이 운영하는 브랜드 마카리안에 주문 제작한 짙은 하늘색 코트와 원피스 정장을 골랐다. 마카리안은 2017년 나온 신생 브랜드다. 미국의 패션전문지 WWD는 “신진 미국 디자이너에 대한 지원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첫 여성·흑인 부통령인 해리스 부통령은 흑인 신진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존 로저스와 세르지오 허드슨이 디자인한 보라색 옷을 입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보라색은 여성과 소수인종의 인권을 상징하는 색으로 통한다. 미국 첫 흑인 여성 하원의원이자 1972년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 선거에 도전장을 낸 셜리 치솜이 선거 운동 중 보라색을 썼다. CNN방송은 “해리스가 보라색 옷을 입은 것은 치솜이 해리스의 정치적 여정에 영감을 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는 랄프 로렌의 정장을 입었다.

이날 취임식에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보라색 계열 옷을 입었다. 미국에서 보라색은 통합의 의미도 지닌다. 로리 프레스먼 팬톤컬러연구소 부소장은 “보라색은 미국 민주당의 상징색인 푸른색과 공화당을 대표하는 붉은색을 섞을 때 나오는 색”이라며 “주요 인사들이 보라색 의상을 입은 것은 당파를 넘어 통합으로 나아가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