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민영 완성차업체인 지리자동차가 인터넷 대기업 텐센트와 자율주행기술을 함께 개발한다. 지리차는 올 들어 중국 검색시장 1위 기업인 바이두, 애플 협력사인 폭스콘과 각각 전기차 사업 제휴를 발표하는 등 미래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경제매체 차이신은 지리차가 텐센트와 자율주행, 승차공유 서비스 등의 기능을 갖춘 스마트카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고 21일 보도했다. 두 회사는 중국 정부의 ‘탄소 중립’ 목표에 부응해 자동차산업 공급사슬을 저탄소 구조로 바꾸는 연구도 할 계획이다.

중국 최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인 텐센트는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해 왔다. 중국 내에서 독자적으로 무인차 주행 시험을 하는 한편 관련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도 진행 중이다. 이 회사가 2대 주주로 있는 신생 전기차업체 웨이라이(NIO)와도 자율주행 관련 협업을 하고 있다.

지리차는 지난해 134만 대를 판매한 전체 4위, 민영 1위 완성차업체다. 스웨덴의 볼보자동차를 인수하는 등 민영회사 특유의 기동성을 살려 다양한 신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11일엔 바이두와 전기차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바이두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기술을 제공하고 생산은 지리차가 담당하는 방식이다. 지리차는 또 애플의 협력사로 잘 알려진 대만 폭스콘과 전기차 생산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두가 투자한 신생 전기차업체인 웨이마는 이날 자동주차 기능을 장착한 양산형 전기차 ‘W6’를 공개했다. 오는 4월부터 시판 예정인 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주차장에서 운전자가 버튼을 누르고 내리면 주변 환경을 감지해 주차하고, 탑승할 때도 스스로 운전자가 있는 곳까지 찾아오는 기능을 갖췄다. 바이두는 2017년 개방형 자율주행기술 개발 플랫폼인 ‘아폴로’를 출범시켰으며 웨이마는 이 플랫폼 안에서 바이두와 협력하고 있다.

중국의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들은 미래차 시장을 잡기 위해 다양한 투자와 협업을 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의 2대 주주로서 이 회사와 함께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업체인 CATL과 공동 연구도 진행 중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