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바이든 행정부와 협상 재개 기대하며 준비하는 것"
중국, 무역협상팀 교체…"미국 향한 선의·화해의 신호"
중국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무역협상팀 주자들을 교체하며 미국과의 협상 재개에 대비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비록 바이든 행정부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무역 정책을 급작스럽게 바꾸지는 않을지라도, 중국은 조만간 미국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이를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왕원타오(王文濤·56) 전 헤이룽장성 당서기를 새 상무부장으로 임명한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2년여 공석이었던 국제무역담판(협상) 대표에 위젠화(兪建華·60) 상무부 부부장(차관) 겸 국제무역담판 부대표를 앉혔다.

중국 상무부의 국제무역담판 대표는 한국의 통상교섭본부장과 유사한 자리로 장관급에 해당한다.

장샹천(張向晨) 상무부 부부장은 국제무역담판 부대표로 임명됐다.

SCMP는 장샹천 부대표와 위젠화 대표, 왕서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이 국제무역담판 업무를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 시절 4년간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의 기원과 무역·기술 분쟁, 홍콩 국가보안법과 신장 위구르 인권문제 등 다방면에서 중국을 향해 날을 세웠으나, 실용적이고 규범을 존중하는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미중이 결국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장모난(張茉楠)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 수석연구원은 SCMP에 "중국은 협상에서 수동적 방어가 아니라, 주도권을 쥘 경험있는 관리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바이든 행정부가 1단계 무역협상을 계속해서 이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양국간 신뢰에 기반한 접촉과 대화를 재개해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왕이웨이(王義의<木+危>) 런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중국이 무역협상팀을 새롭게 꾸린 것은 미국에 보내는 선의와 화해의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이미 많은 준비를 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도 팬데믹 통제나 기후변화 등의 문제에서 중국과 협력해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바이든 행정부에 중국과의 협상은 후순위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중국 전문가 데릭 시저스는 SCMP에 "미국은 코로나19 등 긴급히 해결해야 할 자국내 문제가 많은 반면, 중국과의 협상은 다분히 정치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무진 수준에서 조용히 대화를 재개할 수는 있겠으나, 지금 상황에서 미중 간 협상이 주목을 받을수록 바이든 행정부에는 부담만 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