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엥(PSA)의 합병 회사인 스텔란티스가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기 구동차로만 내놓겠다고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주요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빨리 전기차 생산체제로 완전히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미 CNBC에 따르면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화상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전기 구동차는 순수 전기차, 하이브리드카(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전기 모터를 동력으로 삼는 차량을 가리킨다. 스텔란티스는 지난 16일 FCA와 PSA 그룹이 합병해 출범한 기업으로 판매 대수 기준으로 세계 4위 완성차 업체다.

스텔란티스는 전기차 전환을 앞당기기 위해 연내 새 전기 구동 차량 10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지프부터 닷지, 마세라티까지 모든 브랜드에서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지프는 최근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랭글러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그랜드 체로키의 전기차 모델도 내놓기로 했다. 스텔란티스는 현재 지프, 알파로메오 등 14개 브랜드를 통해 29개 전기 구동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피아트 전기차 500e, 크라이슬러의 PHEV 미니밴 퍼시피카, 픽업트럭 램1500 HEV 모델 등을 판매 중이다.

타바레스 CEO는 “전기차로의 전환은 더 이상 새로운 과제가 아니다”며 “이제 우리가 풀어야 하는 숙제는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텔란티스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을 집중 공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타바레스 CEO는 “이번 합병은 단순히 규모를 키우기보다 위대한 일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4년 이내에 목표한 합병 시너지 효과(50억유로)의 80%를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스텔란티스가 2025년 신차를 전기차로만 생산하기로 하면서 다른 완성차 업체도 전기차 전환을 서두를 전망이다. 독일 다임러그룹의 메르세데스벤츠는 2039년부터 전기 구동 차량만 생산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5년까지 11개 전기차 전용 모델을 포함해 22개의 전기 구동차를 판매할 방침이다. 볼보는 2025년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의 50%로 늘리고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40%로 높일 계획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