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차기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위해 다음달 방미를 추진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계획이 불발될 것이라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것으로, 화상회담 형식으로 첫 정상회담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20일(현지시간)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조기 방미에 의욕을 보여왔으나 변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직격탄이 됐다.

스가 총리는 지난해 말 TV방송에 출연해 방미시기에 대해 "가능하면 2월말 정도가 목표"라고 밝혔으나 이후에는 주변에 "바이든 측이 신중하다"며 미국 방문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그 배경에 미국 내외에서 확산하고 있는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의 일본 외무성 고위 관계자는 영국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바이든 당선인과의 첫 정상회담을 희망했지만 영국에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해 미영 정상회담이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은 올해 78세 고령이어서 감염대책의 관점에서도 회담에 신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미국의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다른 나라들보다 하루라도 먼저 정상회담 날짜를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미 대통령이 취임 후 각국 정상들을 만나는 순서에 각국에 대한 중요도가 반영된다고 선전해왔기 때문이다.

스가 총리의 경우 취임 전부터 "외교 분야가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기에 그간 '바이든 백악관 일착(一着·첫 번째로 도착)'을 목표로 미국 측과 물밑 협의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가 총리 측 관계자는 신문에 "미일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국면을 타개하고 싶다는 게 스가 총리의 생각이지만 그리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만일 코로나19 관련 '긴급사태 선언' 발령시한(2월7일까지)이 연장된 상황에서 스가 총리의 방미가 이뤄질 경우 "톱 부재"에 대한 비판이 우려된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다른 일본 정부 관계자는 "스가 총리와 바이든 당선인의 첫 회담은 대면 회담이 아닌 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AP 연합뉴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