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의 핵심 토후국인 아부다비가 수소에너지 개발 사업에 나선다. 세계적인 저탄소 기조로 석유 수요가 줄어들 때를 대비해 미래 에너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아부다비 국영지주회사 ADQ는 아부다비 국영석유기업 ADNOC,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와 ‘아부다비 수소동맹’을 맺는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ADQ는 “이들 세 기업은 전력, 모빌리티, 제조업 등 주요 분야에서 에너지 혁신 사업을 통해 UAE에 ‘수소 경제’를 확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 기업은 수소에너지 중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녹색수소와 청색수소를 개발할 계획이다. 녹색수소는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해서 얻는 수소에너지다. 기존 세계 수소에너지의 50%는 천연가스를 고온·고압에서 분해해 얻는 회색수소로 탄소 배출량이 높은 편이다. 청색수소는 천연가스를 분해한 뒤 나온 탄소를 포집·저장해 탄소 배출량을 줄인 수소에너지다.

아부다비 수소동맹은 아부다비 등 UAE에 수소에너지 생산기지도 세울 예정이다. ADNOC의 수소에너지 생산용량은 기존 연간 30만t에서 50만t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세 기업은 자국과 세계 각국에서 녹색수소 에너지 사업 기회도 발굴하기로 했다.

이날 무바달라는 독일 지멘스에너지와 녹색수소·합성연료 생산 사업에서 전략적 파트너십 MOU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지멘스는 무바달라를 비롯한 아부다비 수소동맹과 함께 아부다비가 ‘탄소 제로 도시’로 건설 중인 마스다르 신도시에 녹색수소 시범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아부다비는 수소에너지를 차세대 먹거리로 보고 관련 사업을 키우고 있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자예드 알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자는 작년 말 ADNOC에 “UAE를 수소 선도국으로 키우는 일을 목표로 삼고 수소에너지 사업 기회를 물색하라”고 지시했다. 올해 초엔 무바달라가 수소위원회 투자그룹에 가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