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집권당인 기독민주당(CDU) 대표에 아르민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사진)가 선출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라셰트 후보가 새 대표에 선출됨에 따라 16년째인 메르켈 시대의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 기민당은 16일(현지시간) 당대표 2차 선거에서 라셰트 후보를 새 대표로 선출했다. 라셰트 후보는 대의원 1001명 중 521명의 지지를 받아 승리했다. 상대 후보인 프리드리히 메르츠 전 원내대표는 466명의 지지를 받았다. 앞서 치러진 1차 선거에서는 메르츠 후보(385표)가 라셰트 후보(380표)와 노르베르트 뢰트겐 연방하원 외교위원장(224표)을 앞섰다. 하지만 메르츠 후보가 확보한 표가 과반에 미달해 1·2위 후보 간 최종 승자를 가리는 2차 선거가 실시됐다.

라셰트 후보가 새 대표에 선출됨에 따라 기민당은 메르켈 총리 시대의 유산을 이어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메르켈 총리는 정치 노선과 관계없이 실용적이고 유연한 정치를 펼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독일은 오는 9월 총선 이후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을 새 총리 선출을 앞두고 있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로는 기민당 대표가 기민·기독사회당(CSU) 연합의 차기 총리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민당의 정당 지지율이 35∼37%로 사회민주당(SPD)이나 녹색당, 좌파당 등보다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기민당은 전통적으로 기사당과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했고, 대체로 다수파인 기민당 내에서 총리 후보가 선출돼왔다. 다만 이번에는 당대표가 된다고 해서 기민·기사당 연합의 총리 후보 자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총리 차기 주자로 최근 지지도가 급상승한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과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는 마르쿠스 죄더 기사당 대표가 총리 후보로 직접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