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출신 기술 전문가 영입
CEO 교체한 인텔…위기 돌파 '승부수'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최고경영자(CEO)를 1년여 만에 교체한다. 경쟁사인 삼성전자, TSMC, 엔비디아, AMD 등에 업계 주도권을 내주고 있는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앞서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서드포인트는 인텔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대대적인 개혁을 촉구하기도 했다.

인텔은 13일(현지시간) 밥 스완 CEO가 다음달 15일 자리에서 물러나고, 새 CEO로 클라우드 컴퓨팅업체 VM웨어의 팻 겔싱어 CEO(사진)를 영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겔싱어는 과거 인텔에서 30여 년간 몸담으며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았던 인물이다. 그는 이날 발표 직후 “모든 것의 디지털화가 빨라지는 중대한 혁신의 시기에 CEO로 ‘집’에 돌아온 것은 최고의 영광”이라고 했다.

이번 CEO 교체는 인텔이 미국 최대 반도체 회사의 지위를 상실하는 등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이뤄졌다. 인텔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경쟁사 엔비디아에 이미 추월당했고, 과거 큰 격차로 앞섰던 AMD에도 시장점유율을 잠식당했다. 최첨단 반도체 개발 경쟁에서도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 등에 밀리고 있다.

최근 애플이 인텔 제품 대신 자체 개발 칩을 자사 컴퓨터에 장착하기로 하고, 아마존과 구글 등도 인텔 의존도를 점점 줄여가면서 위기가 가중됐다. 지난달 헤지펀드 서드포인트는 인텔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인텔은 제조업 리더십을 상실했다”며 관련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CEO 교체는 서드포인트의 요구사항이 아닌 인텔 이사회가 자체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CEO 교체 소식이 전해진 뒤 인텔 주가는 전날보다 6.97% 오른 56.95달러에 마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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