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美 제재가 호재로
항셍지수 두달새 20% 상승
홍콩증시로 중국 본토 자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 중국 상장 기업들의 주가가 출렁일 때마다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적 불안으로 지난해 글로벌 랠리에서 소외됐던 홍콩증시도 힘을 받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후강퉁(상하이와 홍콩증시 교차매매)과 선강퉁(선전과 홍콩증시 교차매매)을 통해 지난 11일 하루 기준 역대 최대인 25억달러어치의 홍콩거래소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2014년 11월 후·선강퉁 개설 이후 본토 자금의 홍콩주식 누적 순매수 규모는 2357억달러(약 258조원)에 달했다.

후·선강퉁을 통한 본토 자금의 홍콩증시 투자는 ‘남향자금’, 외국인 자금의 본토 주식 투자는 ‘북향자금’으로 구분한다. 중국 증권정보업체 둥팡차이푸에 따르면 남향자금은 지난해 3분기 244억위안(약 4조1400억원) 순매도에서 4분기 1151억위안 순매수로 돌아섰다.

남향자금에 힘입어 홍콩증시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홍콩거래소를 대표하는 52개 종목으로 구성된 항셍지수는 민주화 시위와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등 정치 불안 탓에 지난해 3.4% 떨어졌다. 하지만 작년 10월부터 현재까지 20% 넘게 반등했다. 12일엔 1년여 만에 처음으로 28,000선도 회복했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홍콩증시 유동주(최대주주 등 보유 지분 제외)의 8.5%를 갖고 있으며 거래량에선 20%를 차지하고 있다.

루이스 체 홍콩 웰시증권 이사는 “홍콩증시 상장사들이 상하이와 선전에 비해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아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본토 투자자들은 11일 홍콩증시 대장주인 텐센트와 최근 미국 뉴욕증시에서 퇴출 절차가 진행 중인 차이나텔레콤 등 두 종목에 5억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FT는 텐센트, 알리바바, SMIC 등 중국 주요 기업들이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르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일 때 중국 자금이 대거 들어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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