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인 건강 아닌 선전에 신경 써"…우크라 내부서도 논란

러시아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옛 소련 국가 우크라이나의 외무장관이 러시아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자국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부 인사로서 이 백신 사용에 반대하고 싶다"면서 "왜냐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인들의 건강에 대해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백신 공급을 통한 자신들의 선전 문구와 이데올로기를 강요하는 데 대해 신경 쓰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친서방 우크라이나 외무 "러시아제 코로나 백신 사용 반대"
이어 "러시아의 이익 관점에서 보면 의학적인 것보다 훨씬 중요한 요소가 있으며 이것은 바로 선전적 요소"라면서 러시아가 의학적으로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백신 판매를 추진하면서 자국의 의학적 우수성을 선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스푸트니크 V에 대한 최종 임상시험 결과는 아직 없으며 이것이 의학적 지표"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에선 현지 제약사 한 곳이 자국 정부에 스푸트니크 V 백신 사용 승인을 신청하면서 이 백신 도입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앞서 러시아와 접경한 우크라이나 동부 하리코프주의 대형 제약사 '비올렉'은 지난 12월 31일 자국 보건부로 스푸트니크 V 등록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의 코로나19 백신 구매를 전담하는 국영기업 '우크라이나 의료구매' 대표 아르센 쥬마딜로프는 지난 3일 러시아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더 싸고 효율적이며 믿을 수 있는 백신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무력 공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가 보건 문제에서 러시아 국영 제약사에 의존하는 것은 '무식한 짓'이라면서 러시아 백신 도입 불가 방침이 정치적인 고려와 연계돼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국가 보건의인 올렉 랴슈코 보건부 차관도 스푸트니크 V 백신이 아직 3단계 임상시험(3상)이 끝나지 않아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친러 성향 의원과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부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아직 세계적으로 승인된 백신 가운데 3상 시험을 완전히 마친 백신은 하나도 없다"면서, 친서방 노선을 걷고 있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미국과 유럽 백신을 도입하려고 일부러 러시아 백신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친서방 우크라이나 외무 "러시아제 코로나 백신 사용 반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