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6일(현지시간) 미 의회에 난입해 벌인 폭력 시위에 대해 세계 각국 정상과 재계 인사들이 일제히 규탄하고 나섰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수치스러운 장면”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존슨 총리는 “미국은 세계의 민주주의를 대표한다”며 “이제는 평화롭고 질서있는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심각한 불안과 슬픔을 느꼈다”며 “국민의 뜻에 반하는 폭력은 절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민주주의의 적들은 워싱턴의 끔찍한 장면을 보고 기뻐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자들은 유권자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민주주의를 짓밟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도 “폭력 사태는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공격”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유럽연합(EU)의 외교수장 격인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오늘 밤 미국의 민주주의는 포위됐다”며 “이것은 미국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미국의 전직 대통령들도 잇따라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공화당 소속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대선 이후 일부 정치 지도자가 보인 무모한 행동에 소름이 끼친다”며 “그들은 미국 체제와 전통, 법치주의를 존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 4년간의 독성이 가득한 정치와 의도적 허위 정보가 의사당 점거를 부채질했다”고 주장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역사는 오늘 현직 대통령(트럼프)이 선동해 의사당에서 벌어진 폭력을 똑똑히 기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내 재계 인사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엑슨모빌 등 대기업이 속해 있는 미국제조업협회의 제이 티몬스 회장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폭력을 선동했다”고 주장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반란 사태에 책임있는 자들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조 바이든 정부로의 권력 이양을 완성해야 한다”고 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는 “무법적이고 폭력적인 사태가 벌어졌다”며 “이는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