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배달 서비스 등 ‘긱(gig·임시직) 이코노미’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관련 종사자의 수입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직장에서 해고된 근로자들이 배달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최근 크게 늘고 있다. 각국 정부의 봉쇄 조치가 강해지면서 비대면으로 식료품, 음식 등을 배달해주는 서비스의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FT는 “식당, 영화관 등이 문을 닫으면서 많은 사람이 배달 업무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 타깃이 운영하는 당일배송 서비스 ‘십트’는 배달 직원 수가 1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식료품 배달 서비스 인스타카트는 지난해 4월 30만 명의 배달 직원을 채용했으며 앞으로 25만 명가량을 더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량호출 서비스 우버와 리프트 등의 운전기사들도 승객이 줄어들자 배달업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배달 서비스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관련 종사자의 수입은 감소하고 있다. 한 배달 직원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하루 400달러 정도를 쉽게 벌었지만 최근 몇 주간 하루 100~150달러를 벌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이 과거의 3분의 1가량으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엘리자 포사이드 미국 일리노이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8월 이후 미국 노동시장은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며 “배달·운송 등 서비스업 종사자, 저임금 근로자 등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고 했다. 수입 감소 등으로 일을 포기하고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여전히 70만~80만 건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인 작년 3월 초만 해도 21만~22만 건 수준이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