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중국 3대 이동통신사에 대한 증시 퇴출 절차에 돌입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NYSE는 이들 기업에 대해 오는 7일이나 11일에 NYSE 주식 거래를 정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장폐지 첫 절차다.

NYSE는 “조만간 정확한 거래정지일을 지정할 것”이라며 “이 절차가 완료되는대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폐지 서류를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 기업에 이번 결정에 대한 검토 권리가 있어 거래정지일을 아직 확정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작년 11월 서명한 ‘중국군 연계기업 주식 투자 금지’ 행정명령에 따른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행정명령을 통해 미 국방부가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관이 있다고 판단한 총 35개 기업을 미국인의 주식 투자 금지 명단에 올렸다. 차이나텔레콤,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은 모두 중국 국영 통신기업이다.

미 정부는 앞서 미국 개인·기관투자자 등에 ‘블랙리스트’ 기업 관련 투자를 청산하라고 알렸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말엔 행정명령 관련 세부 조치를 발표하고 투자 금지령이 미국 내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펀드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지난달 세계 최대 주가지수 산출기관인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은 제재 대상에 오른 기업들을 지수에서 빼기로 결정했다. FTSE러셀과 나스닥, S&P다우존스 등도 각각 지수에서 중국 국유기업을 배제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세 통신기업은 미 증시에서 거래 규모가 크지 않다”며 “모두 홍콩증시에서 주로 거래되는 터라 실제 타격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큰 조치”라고 분석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차이나모바일은 1997년 NYSE에 상장해 시가총액이 약 1160억달러(약 126조원) 규모다. 2002년 NYSE에 상장한 차이나텔레콤은 시총이 약 225억달러 수준이다. 2000년 NYSE에서 거래를 시작한 차이나유니콤은 시총이 약 180억달러 규모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중국 통신사 제재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통신기업이 미국 내에서 통신을 감청하는 등 중국 정부에 정보를 유출할 우려가 있다는 게 미국의 주장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작년 5월 차이나모바일의 미국 내 영업을 금지했다. 지난달엔 차이나텔레콤의 미국 내 영업 차단 검토에 착수했고, 각 통신사에 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의 장비를 쓰지 말라고 통보했다.


미국과 중국간 긴장이 심화되면서 미국 증시에 상장된 다른 중국 기반 민간기업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무역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을 놓고 미중간 갈등이 커지면서 미국에 상장한 중국 전자상거래 대기업 알리바바와 징둥닷컴(JD) 등이 홍콩에 2차 상장을 실시했다”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