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국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이 늘어나고 사용 휴가일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CNBC는 미국국립경제연구소(NBER) 연구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NBER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봉쇄조치 이후 재택근무자 근로 시간은 하루 평균 48.5분 늘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일과 사생활간 균형을 의미하는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가 더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채용기업 몬스터월드와이드의 클레어 반스 수석부사장은 "많은 근로자들에게 자기 집 부엌 테이블은 이젠 사무실이 됐다"며 "이렇게 되면 일과 가정을 구분하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제프리 폴저 하버드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일상생활과 근무가 한 공간에서 이뤄지면 균형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며 "재택근무에 따라 근로자들의 업무 스트레스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근무시간이 늘어난 반면 휴가 사용일수는 줄었다. NBER 작년 7월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가시화된 작년 3월 이후 미국 근로자의 약 40%가 국내외 여행 계획을 미뤘다. 집에서 휴일을 보내는 '스테이케이션'을 택하는 이들의 비중도 늘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휴가 사용을 미루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일부 기업들은 휴가 정책을 바꾸고 있다. 미사용 휴가일을 일정기간 이월할 수 있게 해 정책 유연성을 늘리는 식이다. 컨설팅기업 윌리스타워스왓슨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42%가 휴가 정책을 바꾸고 있다고 응답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