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내 작업자 모습 [사진=AP 연합뉴스]
후쿠시마 원전 내 작업자 모습 [사진=AP 연합뉴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방사능 유출 사고를 일으킨 후쿠시마 제1 원전 내 일부 시설물에서 지금도 1시간 내 사망에 이를 정도의 초고농도 방사선이 존재한다고 아사히신문이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최근 조사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의 2·3호기 원자로 격납용기의 '실드 플러그'가 초고농도로 오염된 것을 발견했다.

실드 플러그란 격납용기를 덮고 있는 뚜껑과 같은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지름 약12m, 두께 60㎝에 이르는 원반 모양으로, 삼중으로 돼 있으며 원자로 건물 최상층에 설치돼 있다.

평소에는 뚜껑처럼 노심에서 나오는 방사선을 차단하지만 핵연료 교체 등의 작업 시에는 일시적으로 제거해 격납용기에 접근할 수 있는 출입구 역할을 한다.

규제위의 이번 조사에서 원전 2호기 실드 플러그에 부착된 세슘137의 양은 약 20~40페타 베크렐(PBq·1PBq은 1000조 Bq), 3호기의 경우 30페타 베크렐로 추정됐다.

신문은 "주변 측정치로부터 2호기 선량을 추정하면 시간당 10시버트(㏜·1000만 마이크로시버트)를 넘는 수준이 된다"며 "한 시간 동안 노출되면 피폭에 의해 사람이 사망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방사선은 7시버트를 전신에 피폭할 경우 피폭자 거의 전원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1999년 일본 동북부 이바라키현 도카이무라의 핵연료 가공회사 제이시오(JCO)에서 발생한 임계 사고에선 6시버트, 18시버트를 각각 피폭한 작업원 2명이 치료를 받다 모두 숨진 바 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측정된 곳에 쉽게 접근할 수 없어 실드 플러그를 움직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규제위는 이 문제를 지극히 심각하다고 보고 있어 폐로 공정이 재검토될 가능성도 있다"고 꼬집었다.
후쿠시마 원전 모습 [사진=EPA 연합뉴스]
후쿠시마 원전 모습 [사진=EPA 연합뉴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