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그, 엘르 등 유명 패션 잡지에 분노를 표출했다. 재임 기간 동안 영부인인 멜라니아 여사가 한번도 이들 잡지의 표지 모델로 등장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가짜 뉴스'라고 힐난한 것이다. 지지자들도 전임 대통령의 영부인이었던 미셸 오바마 여사가 8년의 재임기간 표지 모델로 12번 등장한 점과 비교하며 비난에 가세했다.

26일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에 극우매체 브레이브바트가 언급한 내용을 SNS에 공유했다. 브레이브바트는 "그 속물 엘리트들(패션 잡지 편집장들)이 미국 역사상 가장 우아한 영부인을 4년간 한번도 표지 모델로 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이 내용을 공유하면서 "역대 최고(영부인)", "(이들 잡지는) 가짜 뉴스"라고 비난했다.

실제로 트럼프와 멜라니아는 재임기간 주요 패션 잡지의 외면을 받아왔다. 이들 매체는 진보 색채가 강한데다 트럼프가 여성과 관련한 발언으로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올랐던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멜라니아를 표지모델로 안써?"…트럼프, 보그·엘르에 뿔났다
미셸은 미국의 주요 패션 잡지의 커버에 12번 등장했다. 가장 영향력이 크다는 보그의 표지 모델로도 3번 나왔다. 반면 멜라니아가 보그의 표지에 등장한 것은 트럼프와 결혼했던 2005년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왔던 게 마지막이다.

브레이브바트는 멜리나이의 패션 감각을 강조하며 그녀가 걸쳤던 옷와 신발를 거론하기도 했다. 브레이브바트에 따르면 멜라니아는 플로리다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백악관을 떠날 때 250만원 상당의 크리스티앙 루부탱 부츠를 신고, 730만원짜리 아제딘 알라이아 울코트 걸쳤다.

트럼프 지지자도 브레이브바트 보도 내용을 공유하며 패션잡지들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트럼프 지지자로 잘 알려진 할리우드 배우 제임스 우즈는 이를 SNS에 인용하며 "미국 민주당의 주류 매체들이 얼마나 왜곡돼있는 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