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일 완전히 결별
존슨 총리 "국민과의 약속 완수"
英 의회, 30일 합의안 승인 예상

'노딜' 충격은 피했지만…
관세·쿼터 없는 FTA 체결에도
엄격한 통관으로 기업부담 커져
이동 제한에 노동력 부족 우려도
영국과 유럽연합(EU)이 24일(현지시간) 미래관계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했다. 이에 따라 영국은 합의가 발효되는 내년 1월 1일부터 EU와 완전히 결별한다. 영국이 2016년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결정한 지 4년 반 만이다. 1973년 영국이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이후 47년 동안 이어졌던 유럽과의 ‘동거생활’도 끝나게 됐다. 내년부터 영국과 유럽은 여러 부문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맞게 된다.
전환기간 종료 1주일 앞두고 합의
브렉시트 극적 타결…英-EU '47년 동거' 마침표 찍는다

영국과 EU는 이날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협상을 시작한 지 9개월 만이자 연말까지인 브렉시트 전환기간 종료를 1주일 앞둔 시점에서 극적으로 이뤄진 합의다. 영국 정부는 성명을 통해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와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에게 약속했던 것을 완수하게 됐다”며 “영국은 다시 재정과 국경, 법, 통상, 수역 등의 통제권을 회복했다”고 발표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번 합의는 영국 가정과 기업에 환상적인 소식”이라며 “EU가 영국에 ‘최고의 시장’이 될 것이며 독립된 교역 국가로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EU의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양측 모두에 공정하고 적절하며 책임 있는 협상이었다”며 “유럽은 앞으로도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양측 의회의 비준 절차가 남았다. 영국 의회는 크리스마스 휴회기 중이지만 정부는 오는 30일 의회를 소집해 합의안 승인을 추진키로 했다. 집권 보수당 의석이 과반을 넘는 데다 제1야당인 노동당도 합의안을 지지하기로 해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EU 회원국과 유럽의회도 즉각 검토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합의안은 부속 문서를 포함해 10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다. 다만 이번 합의에서 금융과 외교 정책, 대외 안보, 방위 협력 등은 다루지 않았다.
교역·이주·어업·공정경쟁 등 변화
이번 협상이 전환기간 종료일 전에 타결됨에 따라 ‘노딜’로 인한 양측의 경제 충격 우려는 일단 사라졌다. 양자 간 교역은 6680억파운드(약 1300조원) 규모다. 미래관계 협정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원칙적으로 영국과 유럽 사이에는 관세 및 규제 국경이 세워진다. 영국이 EU 단일시장과 관세 동맹에서 완전히 빠져나오는 것이다.

다만 양측은 이번 협의 과정에서 무관세를 적용하는 상품의 수량에 제한이 없는 FTA에 서명했다. 지금처럼 ‘무관세, 무쿼터’ 교역을 계속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그러나 영국이 EU 측으로부터 무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선 EU와 같은 노동환경 규제 및 보조금 정책을 준수해야 한다. EU 회원국이 아닌 국가 중에선 가장 나은 대우를 받는 셈이지만 각종 세관 서류 등이 대거 늘어나면서 영국 기업 및 개인들의 시간과 비용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U와 거래하는 영국 기업들은 매년 2억1500만 개에 달하는 추가 세관신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양측 기업들이 새 규정에 적응하기 위해 지출하는 비용은 9000억달러(약 993조원)로 추산된다고 FT는 분석했다. 양측 간 자유로운 이동도 끝나게 된다. 장기 체류 시 비자가 필요하다. 양측 간 노동력의 이동에 제한이 생기면서 서비스 무역 또한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협상 막판까지 쟁점이었던 어업권 문제는 영국이 다소 양보했다. 존슨 총리는 “영국 해역에서 EU 회원국 어선이 잡는 어획물이 향후 5년 반 동안 단계적으로 25% 감소하는 조건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당초 영국은 3년간 80% 감소를 주장했고 EU는 14년을 내세웠다. EU 어선의 영국 수역 접근권에 대해서는 매년 협상하기로 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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