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 하원 의장(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 하원 의장(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영국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종 바이러스도 현재 미국 등에서 접종 중인 백신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는 보건 전문가들 진단이 나왔다.

미국 행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 '초고속 작전' 최고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는 20일(이하 현지시간) CNN방송에 출연해 현재 승인된 백신들이 변종 코로나19에 효과가 없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지금까지 백신에 내성을 지닌 단 하나의 변종도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지금으로선 존재하지 않는다"며 "스파이크 단백질 같은 백신과 관련한 코로나바이러스의 핵심적 속성은 코로나19에 매우 특정한 것이어서 변이를 많이 일으킬 가능성이 작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백신들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많은 다른 부위에 저항하는 항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것들이 전부 다 바뀔 가능성은 작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 보건 전문가들의 대책회의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왔다. AFP통신은 이날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이 '우리가 지금까지 아는 것들에 비춰볼 때 변종은 백신들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슈판 장관은 유럽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 말을 인용하면서 "특히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백신이 변종에도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영국과 미국에서 접종을 시작했다. EU에서도 긴급사용 승인을 앞두고 있다.
영국이 세계 최초로 화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일반 접종을 시작한 8일(현지시간) 런던의 한 병원 백신센터에서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영국이 세계 최초로 화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일반 접종을 시작한 8일(현지시간) 런던의 한 병원 백신센터에서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영국은 현재 런던을 비롯한 잉글랜드 남동부를 중심으로 전염력이 기존 코로나19보다 70%가량 높은 변종 바이러스가 번지고 있다. 이 때문에 영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전 주 대비 50% 이상 급증했다. 영국은 변종 코로나19 확산에 4단계 대응 조치를 신설해 긴급 봉쇄에 나섰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심각한 질환이나 높은 사망률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없지만, 훨씬 더 빨리 전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긴급 봉쇄조치를 발표하게 돼 마음이 매우 무겁다"고 말했다.

현재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루마니아 등 유럽 국가들은 영국발 항공편의 입국을 금지한 상태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