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웨이 잡아라…애플, 내년 아이폰 30% 증산한다
미국 애플이 내년 상반기 아이폰 생산량을 9600만대로 올해보다 30% 늘릴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복수의 대만 아이폰 생산업체를 인용해 "올 가을 출시한 애플의 첫 차세대통신규격 '5G' 기종의 판매가 늘어났다"며 15일 이 같이 보도했다. 애플은 최근 아이폰 생산업체들에 내년 1~6월 최신 모델인 아이폰12 시리즈에 아이폰11 및 저가모델인 SE를 포함해 약 9500만~9600만대의 아이폰을 제조할 계획을 전달했다. 12시리즈 가운데서도 판매 호조를 보인 12프로와 12프로맥스 등 상위 기종의 생산이 늘어날 전망이다.

2021년 전체 생산량은 신구모델을 포함해 최대 2억3000만대로 2019년보다 20% 늘어날 전망이다. 생산량이 사상 최대였던 2015년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휴대폰 판매량은 각각 2억9619만대와 2억4062만대였다.

애플이 아이폰 생산을 늘리는 건 화웨이의 추락을 틈타 전세계 휴대폰 1~2위 삼성과 화웨이를 추격할 기회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화웨이는 작년 2분기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전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미국의 수출규제로 생산이 마비되면서 3분기 시장 점유율이 14%로 2분기보다 6%포인트 떨어졌다. 애플 또한 중국 샤오미(13%)에 추격을 허용해 전세계 점유율이 4위까지 밀렸다.

애플의 아이폰 증산은 화웨이의 추락으로 부품 납품길이 막힌 일본 핸드폰 부품업체에도 호재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