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AP연합뉴스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의회 1인자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1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공식 인정했다. 또 내년 1월6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주별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할 때 이의제기를 말라고 공화당 의원들에게 주문했다.

전날 선거인단 투표에서 바이든 승리가 확정된지 하루만이다. 매코널은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을 '법적 권한'이라고 옹호하며 바이든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선거인단 투표가 끝난만큼 바이든을 대통령 당선인으로 인정하고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매코널의 이같은 태도 변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는 더 좁아지게 됐다.

매코널 대표는 이날 상원 본회의 연설에서 "우리나라는 공식적으로 대통령 당선인과 부통령을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바이든을 "대통령 당선인"이라고 부르며 승리를 축하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에 대해서도 "미국인들은 처음으로 여성 부통령을 갖게 된데 대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취임식까지 남은) 36일을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힘차게 마무리하길 기대한다"며 초당적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매코널은 바이든 당선인과 통화도 했다. 바이든은 이날 기자들에게 매코널과의 통화 사실을 전하며 "우리는 많은 것에 동의하지 않지만 협력해야 할 일들이 있다고 말했다"며 "조만간 만나기로 했다"고 했다.

공화당 상원 2인자인 존 튠 원내총무도 전날 "모두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할 때"라며 바이든 승리를 공식화했다. 의회 합동취임식준비위원장으로 공화당 소속인 로이 블런트 상원의원도 "이제부터 바이든을 대통령 당선인으로 대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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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매코널은 1월6월 상·하원 합동회의 때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이의제기를 하지 말라고 공화당 의원들에게 주문하며 트럼프측과 거리를 뒀다. 상·하원 합동회의는 미 헌법상 남은 마지막 대선 절차다. 상·하원은 이 회의에서 주별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하고 이를 토대로 대통령 당선인을 최종 발표한다. 트럼프측은 이 합동회의 때 이의제기를 할 계획이다.

뉴욕타임스는 전날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조지아·네바다주 공화당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자체 선거인단 명부를 작성하거나 이에 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들 5개 주는 애리조나주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 측이 패배에 불복해 소송전을 벌인 곳이다.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1명 이상이 특정 주의 선거인단 표결에 이의제기를 하면 상·하원은 각각 2시간 한도에서 이를 논의한다. 이후 상·하원이 각각 표결에서 선거 결과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을 내리면 그 주의 선거인단은 집계에서 빠진다.

하지만 현재 하원은 민주당이 과반수다. 게다가 트럼프측이 제기한 각종 소송은 주 법원은 물론 연방 대법원에서도 잇따라 기각 또는 각하되거나 패소한 상태다. 때문에 공화당 의원들이 이의제기를 하더라도 대선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제로(0)나 다름없다.

정치전문 폴리티코는 매코널이 공화당 의원들과 비공개 통화에서 합동회의 때 이의제기를 해도 표결이 부결될 것이라며 이는 "끔찍한 투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튠 원내총무와 블런트 의원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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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도 불복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이날 트윗에서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대한 언급 없이 "선거사기에 관해 엄청난 증거가 쏟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이번 같은 건 없었다"고 부정선거 주장을 이어갔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도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을 당선인으로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여전히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며 선거인단 투표는 헌법 절차의 한 단계라고만 말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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