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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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현재 달러당 6.5위안인 환율이 28년 만에 가장 낮은(위안화 강세) 5위안대로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나홀로’ 경제 회복에 중국 주식과 채권을 사기 위한 글로벌 자금이 몰려들면서 위안화 수요가 상당 기간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다.

“글로벌 자금 홍수처럼 유입”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씨티그룹은 내년 말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6위안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그룹은 불과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위안화 환율 전망을 6.5위안으로 잡았었다. 류리강 씨티그룹 중국이코노미스트는 “내년까지는 중국의 자산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강세를 띨 것이며 이에 따라 글로벌 자금이 홍수처럼 쏟아져 들어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회복에 '바이 차이나'…위안화, 내년 더 뛴다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지난 11일 달러당 6.5462위안으로 마감했다. 올해 고점인 5월 27일 달러당 7.1697위안에서 6개월여 만에 8.7%가량 위안화 가치가 상승했다. 연중 최저점인 지난 7일(6.5295위안)보다는 소폭 상승(위안화 약세)했으나, 향후 환율 하락세(위안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위안화 환율이 6개월 뒤 달러당 6.3위안대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말 6.3위안을 제시했다. 도이체방크, BNP파리바 등도 최근 내년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6위안대 초반이 될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5위안대로 진입하면 1993년 말 이후 처음 발생하는 사건이다. 당시 고정환율제를 쓰던 중국은 수출 확대를 통한 경제 회복을 위해 1993년 말 달러당 5.8위안이었던 환율을 1994년 1월 2일 8.7위안으로 50%나 평가절하했다. 이후 2014년 초 6.1위안대까지 하락한 적은 있으나 6위안 아래로 떨어진 적은 없다.

“위안화 강세는 수출에 악재” 지적도

중국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주식과 채권 비중을 30% 이상 늘렸다. 외국인은 올 들어 중국 상하이증시에서 906억위안, 선전증시에서 1248억위안 등 총 2154억위안(약 36조원)을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해외 투자자들이 기준으로 삼는 CSI300은 올해 23% 상승했다.

위안화 강세 지속의 가장 큰 원동력은 중국의 빠른 경기 회복 기대다. 코로나19를 선제적으로 통제한 중국은 올해 세계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달성할 전망이다. 중국의 지난 11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1.1%, 수입은 4.5% 늘어나 역대 최대인 754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시중에 풀었던 유동성을 단계적으로 회수할 계획이다. 기업과 가계 부문의 채무 부실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잡겠다는 시도다. 이를 위해 금리를 올리면 해외 자금이 중국으로 더 많이 유입돼 위안화가 더 뛸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은 ‘제로 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예정이어서 달러는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위안화 강세가 중국 경제 회복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류 애널리스트는 “위안화 강세로 중국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 중국 경제 회복의 열쇠인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