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규제 피해 텍사스로 이전
1977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터전을 잡아온 실리콘밸리의 대표 기업 오라클이 본사를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이전했다. 높은 세율과 기업 규제 탓에 실리콘밸리에서 탈출하는 기업이 줄을 잇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라클은 지난 11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성장을 위한 최선책을 고민한 결과 본사 이전을 결정했다”며 “새 본사는 텍사스 오스틴”이라고 공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재택 및 유연 근무를 시행해온 결과 본사를 옮기더라도 별 문제가 없다는 게 회사 측의 판단이다. 오라클은 본사를 이전한 뒤 상당수 직원에게 근무 장소를 스스로 선택하거나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줄 계획이다.

오라클의 탈(脫)캘리포니아 결정엔 높은 세율과 기업 규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캘리포니아의 소득세 및 법인세율은 미국 내 50개 주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소득세율은 최고 13.3%, 법인세율은 단일 8.84%다. 반면 텍사스주는 기업과 부유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소득세와 법인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민주당이 캘리포니아주 의회를 오랫동안 장악하면서 환경·노동 규제가 대폭 강화된 점도 기업들을 다른 주로 내모는 요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전기자동차 제조업체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캘리포니아가 광범위한 규제와 관료주의로 스타트업 탄생을 억누르고 혁신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텍사스로 이사했다. 오라클 외에도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 팰런티어 테크놀로지, 드롭박스, 8VC 등이 최근 실리콘밸리를 떠났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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