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올해 생존을 위한 인수합병(M&A)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등 외생 변수를 자국 산업 재편 기회로 활용하려는 정부의 의도도 M&A 확대의 배경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바이트댄스의 틱톡 미국 사업 매각, 화웨이의 중저가 스마트폰사업부인 아너 매각 등이 미국의 제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M&A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8월 틱톡의 미국 사업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효했다. 이후 틱톡은 오라클, 월마트 등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틱톡의 매각 가격은 300억달러(약 32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화웨이는 연간 순이익 1조원을 내는 알짜 사업부인 아너를 선전시정부가 참여하는 컨소시엄에 1000억위안(약 17조원)에 매각했다. 미국의 제재로 핵심 반도체 구입에 난항을 겪자 고급 스마트폰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국유기업들이 산업 재편형 M&A를 주도하고 있다. 바오우철강은 올해 자국 철강사 네 곳을 인수하며 조강 생산량 기준 세계 최대 철강업체로 올라섰다. 덩치를 키워 수익성을 높이는 ‘규모의 경제’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바오우철강은 지난 6월 마강그룹(연간 조강 생산량 2000만t), 8월 타이위안철강(1300만t), 9월 충칭철강(840만t), 10월 신싱주관(300만t) 등을 인수해 연간 생산량 1억1440만t을 달성했다. 세계 최대 아르셀로미탈(9700만t)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베이징시에 소속된 중국 디스플레이 1위 기업 BOE는 3위 CEC판다디스플레이 지분 35%를 75억위안(약 1조3000억원)에 인수하고 경영권을 확보했다. BOE는 CEC판다가 보유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을 확보해 OLED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정보기술(IT) 영역에선 상대방의 영역에 진출하려는 빅테크(대형 IT기업)들의 물고 물리는 M&A가 한창이다. 게임·소셜미디어 강자 텐센트는 검색시장 2위인 써우거우를 지난 8월 2억달러에 인수했다. 검색시장 1위인 바이두는 이에 맞서 라이브 동영상 플랫폼 부문에서 텐센트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YY라이브를 4억달러에 인수했다.

중국 대표 빅테크를 뜻하는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의 한 축인 알리바바는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인 망고차오메이에 9억47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 5.26%를 확보했다. 이 부문에선 바이두 자회사인 아이치이가 1위를 달리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