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명 부상…목격자 "속도 높이며 돌진"
경찰, 51세 독일인 체포…"정신이상 가능성"
독일에서 차량 한대가 보행자 구역으로 돌진해 9개월 된 영아를 포함해 5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만취상태로 정신이상 가능성 있어"
독일 SWR방송과 현지언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오후 1시 47분께 트리어시 도심 내 수백명이 거닐던 보행자 구역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돌진했다. 이 사고로 9개월 된 영아 등 행인 5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경찰은 현장으로 출동해 4분 만에 차량을 멈춰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는 차량이 속도를 높이며 지그재그로 돌진해 피해를 키웠다고 전했다. 한 목격자는 "도심에 사람이 아주 많았다. 그 사고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옆으로 날아갔고 거리에는 30명 이상이 움직이지 않은 채 쓰러져 있었다"며 "해당 차량은 시속 70∼80km로 돌진하면서 경적을 울리지 않고 액셀만 밟았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유력용의자 1명을 체포해 살인 등의 혐의로 조사 중이다. 현지 경찰은 차량 탑승자가 경적을 울리지 않고 액셀만 밟았다는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해당 사고를 고의적인 공격으로 판단했다.

유력용의자로 경찰에 체포된 운전자는 이 지역 출신 51세 독일인으로 확인됐다. 독일 잡지 '포커스'에 따르면 해당 용의자는 실직한 전기 기사로, 정해진 거주지가 없었으며 범행에 이용한 SUV 차량에서 며칠간 숙식을 해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기자회견을 열고 "체포된 남성은 전과가 없고 범행동기가 테러나 정치적, 종교적 목적이라는 점은 확인되지 않는다"며 "범행 당시 그는 상당한 음주로 만취상태였으며 정신적으로 이상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알렸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주장…수사당국 "가능성 없어" 일축
이 사건을 두고 일각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독일에서 앞서 이번 사건과 비슷한 양상의 테러 행위가 발생한 점을 들어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2016년 베를린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지지하던 튀니지 망명인이 트럭으로 질주해 12명을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지난해에도 베를린 고속도로에서 이슬람 테러 행위로 간주되는 교통사고가 발생해 6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사건이 있었다.

그러나 수사당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테러로 간주할 증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검찰 관계자는 "테러나 정치적 또는 종교적 동기가 있다는 징후는 없다. 범행 동기가 불분명하지만 현재로선 테러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다"며 "다만 남성이 의도적으로 행인들을 향해 차량을 돌진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경찰은 남성에 대한 정신 검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성명을 통해 "트리어 소식으로 매우 슬프다"며 "너무나 갑작스럽고 폭력적으로 목숨을 잃은 이들과 그 유가족들을 위로한다"고 밝혔다. 볼프람 트리어 시장도 기자회견을 통해 "운전자가 도심에서 미친 듯 질주했다"며 "방금 시내를 지나왔는데 끔찍한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인구 약 11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 트리어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서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도시로, 룩셈부르크 국경과도 가까운 지역이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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