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시절 마라도나. 사진=연합뉴스
전성기 시절 마라도나.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타계한 아르헨티나 축구 스타 디에고 마라도나의 유니폼을 가진 전직 영국 축구 선수가 2백만달러(22억원)를 부르더라도 유니폼을 팔지 않겠다고 밝혔다.

영국 잉글랜드 축구 대표 팀의 미드필더였던 스티브 호지는 1일(현지시간) BBC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호지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 경기에서 아르헨티나 대표팀 선수로 뛰던 마라도나와 유니폼을 교환했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를 2대 1로 꺾었으며 마라도나는 후반전 0대 0 상황에서 호지가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하려던 공을 가로채 헤딩하는 것처럼 손으로 쳐서 골을 넣었다. 주심은 마라도나의 손을 보지 못해 골을 인정했다. 마라도나는 경기 이후 "내 머리와 신의 손이 함께 만들어낸 골"이라고 주장했다. 아르헨티나는 '신의 손' 골에 힘입어 1986년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등번호 '10번'이 적힌 마라도나의 유니폼은 호지가 보관해 왔고 현재 영국 맨체스터 국립 축구 박물관에 임시 전시되고 있다. 영국 매체들은 지난달 29일 보도에서 해당 유니폼이 약 200만달러(약 22억원)에 매물로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호지는 BBC 인터뷰에서 "유니폼을 34년 동안 소유하면서 한 번도 팔려고 한 적이 없다"며 "유니폼을 가졌다는 것이 좋다. 감정적인 가치가 엄청나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집 문을 두드리고 모든 방송사가 계속 전화한다"며 "불편하고 좋지 않았다. 내가 100만∼200만달러를 받으려 한다는 말도 나왔다. 완전히 잘못된 것이고 무례하다"고 했다.

호지는 "나는 당시 마라도나가 손으로 공을 쳤다는 점에 대해 단 한 번도 비난한 적이 없다"며 "마라도나는 다른 공격수들과 달리 덩치 큰 골키퍼 앞에서도 속도를 늦추지 않고 용맹했다"고 밝혔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