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유기업의 잇따른 회사채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로 인해 지난달 중국 회사채 발행 취소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 투자 위축에 이어 은행권의 대출 축소까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지난 11월 발행이 예정됐다가 취소 또는 연기된 회사채 물량이 총 1004억위안(약 17조원)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0월 343억위안이나 지난해 11월 281억위안보다 3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지난달에는 특히 비금융 국유기업(제조업 등)의 회사채 발행이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허난성에선 성 산하 국유기업들이 발행할 예정이었던 31억위안어치 회사채 4건이 모두 취소됐다. 허난성에선 지난 10월 신용등급 AAA를 받았던 국유기업인 융청석탄전력이 지난달 10일 10억위안 규모 회사채 디폴트를 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번에 발행을 취소한 국유기업들은 "최근 시장 변동성이 너무 커졌다"고 설명했다. 11월 회사채 취소·연기 건의 90% 이상이 융청석탄전력 디폴트 이후에 발생했다.

차이신은 국유기업들마저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하는 이런 현상에 대해 투자자들의 신용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신용 등급이 높은 국유기업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방정부 산하 국유기업의 디폴트로 인해 그 지방정부의 다른 국유기업들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궈샹증권은 "국유기업 디폴트로 채권 발행 뿐 아니라 은행 대출도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