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이어 이라크 로켓 피격
이란 핵 과학자 암살 이후 고조
바이든 '핵합의 복구' 난항 전망
내년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퇴진을 앞두고 중동 각지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주요 산유국에선 석유시설 등을 겨냥한 무장세력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트럼프 행정부와 핵 합의를 두고 대립해온 이란은 지난 27일 자국 핵 과학자가 피살된 이후 대미 강경파가 득세하는 분위기다.
29일(현지시간)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날 이라크 북부 살라후딘주(州)의 시니야 정유시설이 로켓 공격을 받아 큰불이 나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격 주체를 자임했다. 2014~2015년 이라크 북부 상당 범위를 점령했던 IS는 미국 등의 대대적인 소탕 작전으로 세력이 크게 줄었으나 아직까지 이라크 곳곳에서 잠복식으로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알자지라는 “이번 공격은 IS가 여전히 주요 에너지 시설 등을 공격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지난 25일엔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항구에서 유조선 한 척이 배후 미상의 기뢰 폭발 공격을 받았다. 지난 23일엔 친(親)이란 무장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 주요 도시 제다에 있는 아람코 석유시설에 미사일을 쏴 화재가 발생했다.
같은 날 이란 의회는 국제사회에 이란 핵시설 사찰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발표했다. 이란 핵 과학자가 피살된 일을 두고 ‘비례적 대응’ 차원에서 자국 핵 프로그램 전면 재개에 돌입해야 한다는 내용에 의원 전원이 서명했다. 이란은 핵 과학자 암살 배후로 미국과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최근 중동 정세는 조 바이든 미국 차기 행정부엔 상당한 부담이라는 게 주요 외신들의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앞서 핵 합의를 비롯한 여러 문제에 대해 이란과 협상 길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알자지라는 “이란 핵 과학자 암살 사건으로 바이든 행정부와 이란 간 핵 합의 복구 논의가 상당한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 1월 퇴진 전까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미군을 각각 44%, 17%만큼 줄이겠다고 공언한 것도 중동 정세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제 원유 가격은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에 따른 강한 반등세 이후 조정을 거치는 분위기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44.5달러,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47.60달러에 거래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국과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는 1일 감산 연장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미국 당국이 미국 내 항구에 정박 중인 중국 선박의 선원들에 대한 중국공산당 당원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중국일보(中國日報)가 30일 보도했다.중국일보는 "미국 유관 기관이 중국 선박 선원들에 대해 공산당 가입 여부를 묻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런 조사는 수 시간 동안 진행되고, 또 반복적으로 이뤄진다"고 주장했다.중국일보는 또 선박뿐 아니라 미국으로 운항하는 항공기 승무원들 역시 같은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중국일보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이달 11일까지 중국 선박 21척과 항공기 16편의 선원과 승무원들이 공산당 가입 여부를 묻는 조사를 받았다.익명을 요구한 중국 당국자는 중국일보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이런 법 집행은 차별적인 조치로, 이념 갈등을 불러일으키려는 것"이라며 "이는 중미 간 정상적인 인적 교류를 방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이 당국자는 이어 "이번 조치는 사람들에게 마치 미국의 매카시즘이 부활한 것처럼 느끼게 한다"면서 "미국 측은 중국공산당에 대해 소란을 피우고, 심지어 박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중국은 현재 이와 대등한 반격 조치를 하려고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중국 외교부는 중국일보의 보도가 사실이라고 확인하면서 이런 행위는 양국관계를 훼손할 뿐이라고 비판했다.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측의 이런 법 집행은 이데올로기적 대립을 부추기고, 양국 간 정상적인 인적 교류를 훼손한다"면서 "이는 중국에 대한 심각한 정치적 도발"이라고 지적했다.화 대변인은 이어 "미국 측의 행위는 역사적 조류를 거스를 뿐 아니라 양국 국민의 우호 교류에 대한 염원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이미 미국 측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중국은 미국이 조속히 잘못된 조치를 바로잡고, 이데올로기적 대립을 조장하는 것을 그만두기를 바란다"며 "만약 미국이 계속 도발을 이어간다면 중국도 대등한 반격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연합뉴스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여성이 주도하게 됐다. 재무장관에 이어 ‘대통령의 경제교사’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과 백악관 요직인 예산관리국(OMB) 국장까지 여성이 싹쓸이했다.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이었던 경제팀이 ‘여성천하’로 바뀐 것이다. 또 백악관 대변인 등 공보팀 핵심 참모 7명도 전원 여성으로 채워졌다.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29일(현지시간) 바이든 당선인이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에 흑인 여성이자 프린스턴대 노동경제학자인 세실리아 라우스(56)를,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에 인도계 여성인 니라 탠든 미국진보센터 소장(50)을 각각 내정했다고 보도했다. 또 경제자문위원장과 함께 대통령을 보좌할 경제자문위원으로 여성인 헤더 보시 워싱턴공정성장센터 소장(50)과 바이든의 부통령 시절 수석경제학자였던 재러드 번스타인(64)을 함께 내정했다고 전했다.이에 따라 경제자문위원회는 설립 74년 만에, 예산관리국은 설립 50년 만에 첫 유색인종 여성 수장이 탄생하게 됐다. 재무부 장관에 재닛 옐런 전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발탁되면서 재무부가 231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장관을 맞는 데 이어 경제팀 핵심을 여성이 이끌게 된 것이다.경제자문위원장에 내정된 라우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2년간 경제자문위원을 지냈다. 탠든 예산관리국장 내정자는 ‘오바마케어(오바마 정부의 건강보험)’ 설계자 중 한 명이고 보시 경제자문위원 내정자는 후보 시절 바이든에게 일일 경제 브리핑을 했다.또 여성은 아니지만 재무부 부장관엔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 미국에 건너온 월리 아데예모 전 오바마 행정부 국가안보회의 국제경제담당 부보좌관이 발탁됐다. 상원 인준을 받으면 재무부 역사상 첫 흑인 부장관이 된다.WSJ는 바이든 행정부 초대 경제팀에는 진보 또는 중도 성향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 다수는 지금은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확대를 걱정할 때가 아니며 경기 회복을 위해 일하지 않는 것이 돈을 너무 많이 빌려 쓰는 위험보다 더 크다고 주장한다”고 지적하며 “이는 재정적자 감축에 초점을 맞춘 클린턴·오바마 행정부 시절 민주당과는 다른 경향”이라고 분석했다.바이든 당선인은 12월 1일 경제팀 인선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에 누가 내정됐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인 브라이언 디스가 위원장에 내정됐다고 보도했지만 WSJ는 디스 외에 Fed 부의장을 지낸 흑인 로저 퍼거슨도 경합 중이라고 전했다.백악관 공보라인 역시 핵심 요직 일곱 자리에 모두 여성이 발탁됐다. 바이든은 29일 차기 백악관 초대 대변인에 젠 사키 인수위 선임고문(41)을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사키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공보국장을 지냈고 5세 미만의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다.차기 백악관 공보국장엔 캠프 선대부본부장 출신 케이트 베딩필드(38)가 낙점됐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 대변인에는 대선 캠프 수석보좌관이었던 시몬 샌더스, 퍼스트레이디 질 바이든 여사의 공보국장에는 바이든의 부통령 시절 대변인이던 엘리자베스 알렉산더가 임명됐다. 이밖에 백악관 부대변인, 부통령실 공보국장, 백악관 공보부국장에도 여성이 발탁됐다.바이든 당선인은 성명에서 “전원 여성으로 구성된 최초의 백악관 선임 공보팀을 발표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사키 백악관 대변인 지명자는 트윗을 통해 “(바이든) 공보팀은 역사상 가장 다양성을 지닌 팀”이라며 “(선임 참모들이)모두 여성이며 아이를 키우는 엄마도 여섯 명”이라고 밝혔다.바이든 당선인은 그동안 미국의 인종과 성비를 닮은 내각을 만들겠다고 공언해왔다. 외교안보 라인에 이어 경제팀과 공보팀 인선에도 이런 원칙을 적용했다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첫 배포 물량이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29일(현지시간) NBC방송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화물이 벨기에에서 유나이티드항공 화물기를 통해 오헤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이 화물에 백신 몇 회분이 포함됐으며, 정확히 언제 도착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화이자는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긴급 사용을 승인해 줄 것을 미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했다. 화이자는 백신의 3상 임상시험 데이터를 최종 분석한 결과, 감염 예방효과가 95%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FDA는 다음달 10일 백신 긴급 사용을 승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는 FDA 승인이 나오는 즉시, 미 전역에 백신을 배포할 예정이다.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