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미 현지시간)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뉴욕 증시는 소폭 상승세로 마감했습니다. 다우는 0.13% 올랐고, S&P 500 지수는 0.24%, 나스닥은 0.92% 상승했습니다. 오후 1시 마감으로 거래량이 감소해 조용한 가운데 S&P 500과 나스닥은 또 다시 사상 최고치로 끝났습니다.

지난 한 주를 따지면 다우와 S&P500은 각각 2.2%, 2.3% 상승했고, 나스닥은 3% 가량 급등했습니다. 이대로라면 2020년 11월은 1987년 1월 이후 가장 수익률이 높은 달로 기록됩니다.

이날 가격 흐름 중 투자자들이 눈여겨본 건 주가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달러화와 비트코인의 움직임이었습니다. 2만달러 근처까지 치솟던 비트코인은 이날 한 때 1만6400달러까지 급락했습니다. 근거 없는 미 정부 규제설이 퍼지면서 투자자들이 앞다퉈 차익실현에 나선 탓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머징마켓 투자에 대한 엇갈린 시각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인덱스는 이날 0.22% 하락해 91.7까지 낮아졌습니다. 이는 2018년 4월(91.54)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지난 3월말 103.4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10% 넘게 떨어진 것입니다.
이머징마켓 투자에 대한 엇갈린 시각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조 바이든 행정부 등장에 따른 재정 지출 증가, 백신 개발에 따른 경제 정상화 등을 예상한 움직임입니다. 여기에 월말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른 달러 매도 물량까지 가세했습니다.

씨티그룹은 내년 달러 가치가 20%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고, ING는 최대 10%, 골드만삭스는 내년까지 6% 하락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 항상 각광받아온 자산이 있습니다. 바로 이머징마켓(EM)입니다. 달러가 싸지면 전세계에 돈이 돌면서 이머징마켓 국가들의 성장이 가팔라지기 때문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2021년은 이머징마켓 자산이 중요한 해가 될 수 있다. 세계 시장을 볼 때 EM 자산은 (i)경기 사이클 주기 (ii)원자재 의존도 (iii) 중국과의 연계성 (iv) 가치주 상승 흐름 등에 가시적으로 영향받는다. 미국 새 행정부의 글로벌 무역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고려할 때 이런 여러 가지 순풍이 한꺼번에 불 경우 EM 자산의 초과 성과율은 1년 내내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뿐 아니라 블랙스톤, 뱅크오브아메리카, UBS, 모건스탠리 등도 모두 내년 EM 투자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흐름 속에 EM 펀드엔 벌써부터 돈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1월6일로 끝난 주에 미 증시에 상장된 EM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는 한 주간 23억6000만달러가 순유입됐습니다. 이는 올해 1월17일 이후 가장 큰 주간 순유입입니다. EM 관련 펀드에는 지난 9월 말 이후 6주 동안 한 주만 빼고 계속적으로 돈이 들어왔습니다.
이머징마켓 투자에 대한 엇갈린 시각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펀드별로 보면 아이셰어 코어 MSCI 이머징마켓 ETF(IEMG)에 한 주 동안 9억3200만달러가 순유입되어 가장 많았습니다. 채권형 펀드인 아이셰어 JP모간 미 달러화 이머징마켓 채권 ETF(EMB)에도 7억6800만달러가 들어왔습니다.

이 때문인지 MSCI 이머징마켓 지수는 최근 급등해 2018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한국 대만 등 신흥시장 각국의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이머징마켓 투자에 대한 엇갈린 시각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M 투자가 유망하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그 시각은 약간 엇갈립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내년 EM 자산이 1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지만, 모건스탠리는 EM 수익률이 6%로 미국 증시보다는 저조할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이 두 회사의 분석을 자세히 전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지난 몇 년 동안 EM은 수익률 면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지속적으로 변동성이 높았고, 중국 외에는 새로운 성장 동력도 보여주지 못했다.
이머징마켓 투자에 대한 엇갈린 시각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이런 데는 여러 구조적 요인들이 있다.

첫 번째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EM 통화는 약세를 보였다. EM은 많은 달러 표시 부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달러가 강세이면 부채를 상환하고 이자를 갚는데 더 많은 돈을 투입해야한다. 특히 2015~2016년 국제 유가는 폭락했다. 게다가 미국에선 2017년 증시가 급등하고 2018년 금리까지 인상돼 달러 강세는 더 강해졌다. 이는 EM 자산에 전반적으로 큰 타격을 줬다.

두 번째 미국의 채권 수익률곡선은 평평해졌다. 곡선이 평평해지면 미 금융사들은 대출할 동인이 감소한다. 이는 달러 유통속도를 떨어뜨렸고, 세계적으로 고위험군인 EM은 달러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이머징마켓 투자에 대한 엇갈린 시각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세 번째는 디스인플레이션이다. 디스인플레이션은 장기 자산 투자에는 좋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성장 동력을 차단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경제 성장이 필요한 EM 경제에서 그렇다.

네 번째, EM의 성장률이 느려졌다. 특히 핵심 성장 동력이던 중국이 그랬다.

다섯 번째, EM은 무역 의존도가 높은데, (트럼프 행정부의) 빈번한 무역정책 조정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여섯 째, EM 지수는 기술주와 헬스케어 비중이 적은 편이다. 거대 기술 산업을 가진 중국을 제외하면 EM 다른 국가들은 지난 10년 동안 시장을 주도하고 막대한 현금흐름을 창출해온 이들 산업에서 뒤처져 있다.

일곱 번째는 원자재 가격이 조금 오르는 데 그쳤다. 많은 EM은 원자재 산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환경은 2021년으로 향하면서 EM에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원자재 가격은 오르고 있다. 디스인플레이션 대신 리플레이션이 예상되며, 미국의 채권 수익률곡선은 가팔라지고 있다.

BofA 글로벌리서치 신흥시장전략팀은 EM, 특히 아시아에서 낙관적인 환경을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 등에서 기업 수익이 25%까지 증가하면서 EM 전체 주식시장이 내년에 약 15%까지 상승할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반면 미 증시는 2021년 S&P 500 지수 기준 약 6%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가치주 선호 흐름도 EM에 도움이 될 것이다. EM 지수를 보면 에너지, 소재, 금융, 소비자 재량 등 가치주들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유동성 확대도 도움이 될 것이다. 더 많은 유동성과 탄탄한 기업 수익, 개선된 투자심리, 넓어진 시장의 폭 등은 모두 EM에 긍정적이다. 글로벌 유동성이 증가하면 신흥시장은 더 매력적으로 변한다. BofA는 내년 더 많은 달러 공급에 따른 달러 거래 접근성 확대, 가팔라지는 채권 수익률곡선 등을 예상하고 있다.
이머징마켓 투자에 대한 엇갈린 시각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이미 EM 자산으로의 자금 흐름은 나타나기 시작했다. 자산운용업계 전반에 이런 조류가 형성되고 있고 EM 자산의 수익률은 벌써 상대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우리는 이런 흐름이 2021년 1분기에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모건스탠리

내년 금융시장 전망은 전반적으로 낙관적이다. 정치 및 코로나 불확실성이 감소하고 글로벌 성장은 기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며, 주식 및 회사채 시장에선 평균 이상의 수익을 기대한다.
최근 투자자들과 내년 전망을 논의하면서 주목한 것은 EM에 관심이 크다는 것이다.

EM 주식은 2010년 이후 미 S&P 500 지수에 비해 연평균 약 10%씩 수익률이 뒤쳐졌다. 게다가 EM의 통화 바스켓은 같은 기간 미 달러화에 비해 가치가 반토막 났다.

2021년은 이런 EM 자산에 일종의 구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는 세계 경제가 선진국과 신흥국에 걸쳐 동시에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아스트리제네카의 백신 뉴스는 (값이 싸고 유통이 쉬운) 이 백신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은 EM에게 희소식이 될 것이다.

전반적으로 모건스탠리는 EM 주가는 내년 연말까지 약 6%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을 EM에 긍정적인 해로 보고 있긴 하지만, 약 6% 상승은 미국, 유럽 및 일본 증시에 대한 수익률 예상치보다는 낮다.

이는 기본적으로 EM 지수가 대형 기술 기업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으며, 내년에 예상되는 경기순환의 중심에 있는 기업과 국가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이를 수치로 확인해보자. MSCI 신흥시장 주식 지수에서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태국, 멕시코, 말레이시아 및 터키의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4분의 1 미만이다. 그리고 이 지수의 3분의 1은 기술주가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S&P 500 지수와 거의 똑같은 비중이다. 즉 EM 지수는 종종 일컬어지는 것보다 덜 경기순환적이고 좀 더 고품질이다.

이머징 마켓 자산에서 가장 높은 위험조정수익률(risk adjusted returns)을 보일 것은 통화다. 향후 12개월 동안 인도 루피, 인도네시아 루피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 러시아 루블 및 멕시코 페소가 좋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낮은 밸류에이션, 성장률 개선, 강력한 국제적 동기화 및 해외자본 유입이 그 배경이 될 것이다.
이머징마켓 투자에 대한 엇갈린 시각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신흥시장 자산은 실망스러운 10년을 보냈다. 2021년은 조금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EM 투자를 서두르기 전에 몇 가지 사항을 염두에 둬야한다.

지난 10년 동안 EM은 (선진국보다) 더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였지만 이를 더 높은 자산 수익률로 바꾸는 데는 실패했다. EM은 또 매우 이질적인 국가 및 기업들의 집합이다. 공통점 때문이라기보다는 그냥 편의 때문에 함께 EM으로 묶여 있다. 투자자들은 각각 투자할 자산을 신중히 골라내야한다.
이머징마켓 투자에 대한 엇갈린 시각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