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 첫 승복 관련 언급
"패배 인정하는 건 어려운 일"
내달 14일 이후 최종 결정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다음달 14일 치러지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를 확정하면 “백악관을 떠나겠다”고 26일(현지시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승복과 관련해 구체적인 기준이나 시점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추수감사절을 맞아 해외 주둔 미군 등을 격려하기 위한 화상 간담회를 연 뒤 기자들과 문답 시간을 갖고 이 같은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인단이 바이든 당선인을 선출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승복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며 “그들이 그렇게 한다면 실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악관을 떠날 것이냐는 질문에 “분명히 나는 그럴 것이다. 여러분도 이를 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소송과 재검표 요구 등을 이어가며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의 이날 발언은 선거인단 투표를 자신의 거취 결정을 위한 중요한 계기로 삼고 있음을 내비쳤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부터 (차기 대통령 취임식이 있는) 내년 1월 20일 사이에 많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거대한 사기가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대선이 부정선거여서 수용할 수 없다는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그는 “우리가 입법부에서 앞서 있다”고도 했다. 이는 공화당이 다수 석인 주의 입법부가 선거 결과를 부정하고 자신에게 선거인단을 몰아달라고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2024년 대선에 다시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은 2024년에 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펜실베이니아주 고등법원은 이날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한 주정부에 추가 절차 진행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어떤 추가 절차가 지연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선거인단 집회를 포함해 여러 단계가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통상 각 주의 개표 인증이 끝나면 주별 선거인단을 결정하고, 선거인단이 모여 차기 대통령을 뽑는 절차가 진행된다. 앞서 펜실베이니아 주정부는 지난 24일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했다.

민주당이 이끄는 주정부는 반발해 주대법원에 즉각 상고했다. 톰 울프 펜실베이니아주 주지사는 “약 250년 전 미국 탄생 이래 어떤 법원도 대통령 선거인 지정을 위한 인증을 방해하라는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법원 명령에도 불구하고 주정부가 곧바로 상고해 공화당의 시도는 별 성과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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