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 앤트그룹의 갑작스러운 증시 상장 중단 이후 중국 핀테크 기업들이 공매도 타깃이 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의 기관투자가 대상 여론조사업체 프로센서스가 최근 84개 글로벌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중국 최대 민간 보험사인 핑안보험그룹의 핀테크 업체 류진숴가 공매도 ‘제1 타깃’으로 지목됐다.

류진숴는 지난달 말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앤트그룹 상장이 중단된 지난 3일 류진숴 주식 중 5%가 대여 상태였는데 지난 17일에는 이 비율이 34%로 치솟았다. 핑안그룹의 지분율은 39%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릴 것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판 다음 나중에 사서 갚는 투자기법이다. 대여 주식이 많다는 것은 공매도를 준비하는 투자자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류진숴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개인 자산관리 서비스와 소액대출 등을 하는 업체다. 앤트그룹과 사업모델이 상당 부분 겹친다. 중국 정부는 핀테크 기업이 소액대출을 할 때 대출액의 30%를 자기자본으로 충당하도록 하는 등 규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규제 강화로 앤트그룹뿐 아니라 빅테크 기업(대형 정보기술기업)과 금융회사 계열 핀테크 업체가 영업에 상당한 제약을 받을 전망이다.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애일티어캐피털의 산제이 제인 대표는 “빅테크에 대한 규제 강화는 중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이며 산하 핀테크 업체들이 투자 매력을 되찾을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핑안그룹이 추가 상장을 준비하고 있던 핑안헬스커넥트와 핑안스마트시티 등 다른 핀테크 자회사들도 상장이 늦어질 것으로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