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강경파' 바이든 외교책사
"韓·日은 물론 中도 압박 동참해야"
제재완화 원하는 文정부와 온도차

안보보좌관엔 힐러리 측근 설리번
내년 1월 20일 출범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에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토니 블링컨(58)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링컨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최악의 폭군 중 한 명”이라고 부르며 북핵 폐기를 위해 미국, 한국, 일본은 물론 중국이 강력하게 대북제재를 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북핵 해법으로 제재 완화와 종전선언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와는 온도차가 크다. 블링컨은 중국에 대해선 “미국의 최대 위협”이라고 규정하면서도 미·중 관계는 적대적·경쟁적 측면뿐 아니라 협력적 측면도 있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망, 인권 문제 등에선 중국을 압박하겠지만 기후변화, 코로나19 대응 등에선 중국과 협력 방안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

제이크 설리번 안보보좌관 내정자

제이크 설리번 안보보좌관 내정자

블룸버그통신과 뉴욕타임스, CNN 등은 23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당선인이 외교안보 분야 최측근인 블링컨을 국무장관에 내정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측근이자 바이든이 부통령일 때 안보보좌관을 지낸 제이크 설리번(43)이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바이든은 24일 일부 내각의 인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블링컨은 뉴욕 출생으로 하버드대와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바이든과는 20년 가까이 손발을 맞춰왔다. 바이든이 상원 외교위원장일 때 보좌관(2002~2008년)을 지냈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바이든 부통령의 안보보좌관(2009~2013년)을 거쳐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국무부 부장관을 역임했다. 올해 대선 때도 바이든의 외교안보 책사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블링컨의 국무장관 기용은 워싱턴에선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블링컨은 대북정책에서 강경론을 펴왔다. 그는 지난 9월 한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 준비 없이 김정은과 세 차례 공허한 정상회담을 했다”며 “(트럼프의) 거래의 기술은 실상 김정은에게 유리한 ‘절도의 기술’로 바뀌었다”고 혹평했다.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세계 최악의 폭군 중 한 명”이 세계 무대에서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섰으며 미국은 북한을 달래기 위해 동맹과의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경제제재의 페달에서 발을 뗐지만 그 결과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만 증강됐다는 것이다. 블링컨은 북핵 해법으로 “한국, 일본과 긴밀히 협력하고 중국을 압박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진짜 경제적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7년 3월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북핵의 상당수는 산속 등에 숨겨져 있고 북한이 보복 공격을 할 경우 막대한 인명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군사적 해결책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북한 석탄 금수 조치 같은 강력한 대북제재를 대안으로 꼽았다. 또 북한의 행동 변화는 지도부가 바뀔 때만 가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블링컨은 대중 정책과 관련해선 지난 9월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경시한 결과 미국의 국제적 위상이 약해지고 중국이 그 공백을 메웠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자체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동맹과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후변화 등을 중국과 협력 가능한 분야로 거론해 대결 일변도 대중 정책을 편 트럼프 행정부와는 차이를 보였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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