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법과 규범을 들어 강하게 비판했다. 또 불복에 동조하는 공화당 의원들에게도 실망스럽다고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CBS 인터뷰에서 평화적 권력 이양의 중요성에 대해 "우리는 규범 위에도, 법 위에도 있지 않다"며 "그것이 우리 민주주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아주 낮은 선출직이든 대통령이든 선출 공직자는 국민의 종복이라는 취지로 언급하며 "그것(선출 공직)은 임시직"이라고 했다.

상당수 공화당 의원들이 대선 사기 음모론을 제기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저항하지 않는 데 대해서도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4년 내내 그랬다"며 "그들은 분명히 (조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했던) 첫 이틀 동안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사기가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7일 대부분 미 언론은 각 주의 개표 상황을 토대로 바이든이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반발에도 공화당은 초반에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다가, 뒤늦게 트럼프에 동조한 상황을 의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뷰 진행자가 2008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오바마 당선인 부부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약속했던 때를 언급하자, 오바마 전 대통령은 "더 품위 있을 수가 없었다"고 화답했다.

진행자는 2016년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한 '당신이 성공해야 우리나라가 성공하는 것이다. 당신이 성공하도록 도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말을 거론했다. 진행자는 "그(트럼프)는 그런 각본에서 한쪽도 나가지 않은 것 같다"고 하자, 오바마는 "전혀"라고 맞장구쳤다.

또 오바마는 트럼프·바이든 모두 7000만 표 이상을 얻은 대선 결과에 대해 "우리가 여전히 깊이 분열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좋은 신호가 아니라고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최근 발간한 회고록 '약속의 땅'에서 흑인 대통령에 대한 백인의 두려움을 트럼프 대통령이 자극했고, 공화당 내 강경보수 세력도 유색인종에 대한 반감과 음모론을 중앙으로 끌고 나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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