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나라에서 비행기나 선박을 이용해 자국에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요구하기로 했다. 한국은 음성 확인서 요구 국가에 포함되지 않았다.

스페인 보건부는 12일 코로나19 고위험국에서 스페인으로 입국하려면 공항과 항만에서 출발 72시간 전에 발급받은 유전자 검사(PCR) 결과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자동차, 기차 등 육로로 스페인 국경을 넘어올 때는 음성 확인서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

오는 23일부터 시행되는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는 국가는 유럽 역내 28개국과 역외 37개국 등 총 65개국이다.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고위험국 판단 기준은 역내와 역외가 다르다. 유럽연합(EU), 유럽경제지역(EEA), 영국 등 유럽 31개국에 대해서는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가 2주마다 갱신하는 코로나19 위험 평가를 따른다.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최근 14일간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확진자가 150명 이상일 때 고위험국으로 지정한다. 이 명단 역시 2주에 한 번씩 업데이트한다.

당초 스페인 보건부는 외국에서 들어온 사람들을 일정 기간 격리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결국 음성 확인서 제출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일간 엘파이스가 전했다.

스페인 정부는 하루에도 수만 명씩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자 지난달 25일 국가경계령을 선포하고 지방자치단체별로 각종 제한 조치를 내릴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에 자치주별로 오후 10시∼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5∼6시까지 통행을 금지하고 있다. 각 지자체가 처한 상황에 따라 출입을 통제하거나 이동을 제한한다.

지금까지 스페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46만3093명으로 전 세계에서 6번째다. 누적 사망자는 4만105명으로 세계에서 8번째로 많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