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개발 중인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 시점에 분노를 표하고 나섰다.

화이자가 자신의 재선을 막기 위해 해당 소식을 늦게 알렸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내가 오래 전부터 말한 것처럼 화이자를 비롯한 다른 제약사들은 대선 후에야 백신 개발 사실을 발표했다"며 "그들은 그 전에 발표할 용기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 식품의약국(FDA)은 더 일찍 발표했어야 한다"며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생명을 구하기 위해!"라고 덧붙였다.

또 "조 바이든이 (지난)대통령이었다면 4년 동안 백신을 갖지 못했을 것"이라며 "관료주의가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밝혔다.

그는 "FDA와 민주당은 선거 전 나의 승리를 원하지 않았다"며 "그래서 대선 5일 뒤 백신 발표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날 화이자는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3상 임상시험 참가자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94명을 분석한 결과 자사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90% 이상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해당 소식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주식 시장이 오르고 백신이 곧 나온다. 90%의 효과가 있다고 보고됐다"며 "아주 좋은 뉴스!"라고 반색했다.

마이클 펜스 부통령도 트위터에 "엄청난 뉴스"라며 "트럼프 대통령에 의한 민관 파트너십 덕분에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이 임상시험 참여자중 90%의 감염을 막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고 공을 자신들에게 돌렸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들의 공인 듯 반가움을 표하자 블룸버그 통신 등 현지 매체는 트럼프 행정부가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재정적 지원을 한 것은 없으며 독일 정부가 바이오엔테크를 통해 4억4500만 달러(약 4973억 원)를 지원했다고 지적했다.

카트린 얀센 화이자 수석 부사장도 뉴욕타임스(NYT)에 "우리는 미국 정부로부터 어떤 자금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