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최초로 본업을 따로 둔 이른바 '투잡' 영부인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당선인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69)가 본업인 교직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대변인이 공식 확인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질 바이든 여사 측 대변인인 마이클 라로사는 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질 바이든 여사가 남편이 백악관에 입성한 후에도 교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로사 대변인은 "바이든 박사는 팀을 구축해 교육과 군인 가족, 참전용사, 암 문제에 초점을 두고 우선사항들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 당선인은 전날 승리 선언 연설에서 "미국의 교육자들에게 오늘은 위대한 날"이라면서 "여러분과 같은 사람이 백악관에 입성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미국 세컨드레이디에서 4년 만에 퍼스트레이디 자리에 오른 바이든 여사는 지난 8월 바이든 당선신이 민주당 대선후보를 수락할 당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남편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나는 가르침을 계속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년제인 노던버지니아 커뮤니티 칼리지의 영작문 교수인 바이든 여사는 '조용한 내조'로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바이든 여사는 웨스트 체스터대와 빌라노바대에서 각각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50대 중반이던 2007년에는 델라웨어대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고등학교 교사로 20여 년간 재직했으며 델라웨어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영어 교수로 25년간 일했다. 이후 부통령이 된 남편을 따라 현재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바이든 여사는 남편의 대통령 선거 운동을 돕느라 1981년 딸 애슐리가 태어난 이래 처음으로 휴직했다. 자신이 남편의 내조에 충실하지 못해 선거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온다면 후회가 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바이든 여사는 남편의 해외 순방을 동행할 때마다 학생들의 답안지를 한 무더기씩 들고 다니며 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투' 안에서 채점을 하기도 했다.

이번 대선 내내 바이든 캠프는 교육자로서 바이든 여사의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내세워 교직사회 표심을 공략했다.

바이든 여사는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선 1990년 초반 자신이 영어를 가르치던 윌밍턴의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찬조 연설에 나섰다. 그는 당시 트위터 등을 통해 "가르치는 것은 내가 하는 일이 아니라 그 자체가 바로 나"라고 말해 교육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WP는 바이든 여사가 현 퍼스트레이디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보다 훨씬 더 대중적이고 활발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