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가 '버블' 붕괴 이후 29년 만의 최고치로 올라섰다.

6일 일본 도쿄증시 대표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전날 종가 대비 219.95포인트(0.91%) 뛴 24,325.23으로 거래가 끝났다.

이날 종가는 1991년 11월 13일(24,270) 이후 약 29년 만의 최고치다.

닛케이225는 지난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과 의회 선거를 계기로 뉴욕 증시가 급등한 데 힘입어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으로 올랐다.

닛케이225는 일본 경제 버블 절정기인 1989년 12월 말 38,91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후 버블 붕괴를 반영한 장기 하락세로 돌아서 사상 최고치에 올라선 지 약 20년 만인 2009년 3월 최저가인 7,054선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일본 경제의 '잃어버린 20년'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그러나 2012년 12월 출범한 제2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을 앞세워 유동성 공급을 늘리면서 재정지출과 성장전략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아베노믹스는 닛케이225를 2018년 10월 2일 종가로 27년 만의 최고치인 24, 270선까지 끌어올렸다.

日 닛케이지수 종가 '버블 붕괴' 이후 29년 만의 최고치 경신
닛케이225는 올해 들어 23,000∼24,000선에서 움직이다가 2월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3.34% 급락하며 다시 하락 국면으로 진입해 3월 19일 올 최저점인 16,552까지 밀려났었다.

하지만 일본은행이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시장 부양에 나서면서 상승 흐름으로 전환한 뒤 미 대선 효과에 따른 뉴욕 증시 상승세를 디딤돌로 삼아 29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대해 일본 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타격으로 기업 실적이 악화한 상황에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융완화로 시장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실물경제와 주가의 괴리가 커졌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日 닛케이지수 종가 '버블 붕괴' 이후 29년 만의 최고치 경신
이데 신고(井出真吾) 닛세이기초연구소 주식 부문 수석전략가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닛케이225가 29년 만의 최고치까지 올랐지만 상승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투자자들에게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조언했다.

그는 대선 후 미국 시장이 상승하는 흐름에 일본 시장이 끌려가고 있다며 최근 주가 상승은 다소 과속 상황이라는 인상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와타나베 히로시(渡邊浩志) 소니 파이낸셜홀딩스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주가 추이에 일본 시장이 동조하는 특성을 들어 닛케이225가 25,000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미 대선 결과가 확정되지 않는 상황이 장기화해 시장 불안이 커지면 일시적으로 크게 조정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미 장기금리의 하락으로 달러 대비 엔화의 강세 추세가 진행되는 것을 일본 시장 투자자들이 주의해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강세를 이어갔다.

달러당 엔화 환율은 오후 3시 19분 현재 전 거래일 오후 5시 시점과 비교해 0.78엔(0.74%) 빠지면서(엔화가치 상승) 103.52~103.53엔까지 떨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