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합 지역에서 잇따라 승리하면서 마침내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수인 270명을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가능성 등이 남아있지만 사실상 46대 미국 대통령 당선자 자리에 오르게 됐다. 1988년 첫 대권 출사표를 던진 지 32년만에 꿈을 이루게 된 것이다.

7일 AP통신 등은 바이든은 이날 마무리된 펜실베이니아주 대선 투표에서 승리해 20명의 선거인단을 추가로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아직 개표는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이미 확정적인 수준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바이든이 확보한 선거인단은 264명에서 284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두 후보는 현재 노스캐롤라이나·네바다·애리조나·알래스카 등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경합 중이지만 승패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됐다.

바이든 후보의 선거인단 수는 최종적으로 3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선거인단이 6명 걸려있는 네바다는 개표율이 87%인 현재 바이든(49.8%)이 트럼프(48.0%)보다 1.8%포인트 앞서 있다. 선벨트(미국 남부)의 공화당 텃밭인 조지아에서도 바이든은 계속 격차를 벌려나가며 앞서고 있다. 이곳은 16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다. 이를 모두 석권한다고 가정하면 바이든이 확보한 선거인단은 306명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바이든이 공식 당선인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조지아, 위스콘신 등이 재검표를 하기로 결정한데다 트럼프가 개표 결과에 불복하고 소송전을 이어나갈 뜻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앞서 5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법적 투표만 계산된다면 이번 선거에서 나는 쉽게 이길 수 있었다"며 "이번 선거는 부정부패가 확인된 전례없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거 과정이 대법원에서 끝날 수도 있다"며 "최종적으로 연방대법원이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바이든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통해 "아직 최종 승리선언은 아니다"면서도 "차분하게 최종 결과를 지켜보자"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정책 밑그림을 밝히는 등 대통령 취임 준비에 들어갔다. 바이든은 "국민들은 우리에게 코로나 19와 경제, 기후변화, 인종갈등 등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권한을 줬다"며 "(대통령이 되면) 특히 코로나 대응과 경제 회복을 집권 초기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또 "국민들은 이번 대선을 통해 나라가 하나가 되길 원하는 뜻을 분명히 했다"면서 "당파 싸움에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첫번째 책무는 미국 전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일엔 인수위원회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이미 정권 인수 작업에 착수했다.

미국 대통령 경호실인 비밀경찰국(USSS)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경호 강화에 나섰다. CNN은 델라웨어주 윌밍턴 대통령 경호실인 비밀경찰국(USSS)이 지난 6일(현지시간) 바이든 후보에 추가 경호 인력을 파견했다고 전했다.

한편 AP통신 등이 펜실베이니아를 바이든 승리주로 분류했지만, 뉴욕타임스 등은 여전히 이 지역을 '우세주'로 분류해 아직 과반을 넘지는 못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