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11월 3일)을 하루 앞둔 2일에도 승자가 누가 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여론조사에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유리하지만 결과를 장담하긴 이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합주에서 빠르게 격차를 좁히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우세 속 경합주서 트럼프 '맹추격'…'2016 대역전' 재연되나
정치전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집계한 여론조사를 보면 이날 전국 지지율은 바이든이 51.1%로 43.9%에 그친 트럼프 대통령을 7.2%포인트 앞섰다. 2016년 대선 때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당시 트럼프 후보를 상대로 보였던 리드(2.2%포인트)보다 격차가 크다.

하지만 경합주가 여전히 많은 데다 상당수 경합주에선 지지율 차가 크지 않다는 게 변수다. RCP는 현재 바이든 우세지역의 선거인단은 총 216명, 트럼프 우세지역의 선거인단은 총 125명이며 12개 경합주 등에 걸린 197명의 선거인단은 아직 유동적이라고 분석했다. 미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전체 538명의 선거인단 중 최소 270명을 확보해야 한다. 바이든은 54명, 트럼프 대통령은 145명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러스트벨트(동부의 쇠락한 공업지역)인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과 선벨트(남부지역)인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등 6대 경합주는 대선 승패를 좌우할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이들 6개 경합주에 걸린 선거인단만 101명에 달한다.

이들 지역은 4년 전 대선에서 모두 트럼프가 이긴 곳이다. 하지만 현재 판세를 보면 러스트벨트에선 바이든이 비교적 우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선벨트는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플로리다와 애리조나에서 트럼프가 앞섰다는 여론조사도 속속 나오고 있다.

바이든이 4년 전 힐러리가 이긴 주와 함께 이들 러스트벨트 세 곳을 이기면 278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승리를 굳힐 수 있다. 미시간과 위스콘신은 바이든이 각각 6%포인트가량 우위를 보이고 있다.

반면 펜실베이니아는 상황이 다르다. 지지율 격차가 4.3%포인트에 그치는 데다 최근 마지막 TV 토론에서 바이든이 “석유 보조금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셰일산업 의존도가 큰 지역 민심이 동요하고 있다. 트럼프도 펜실베이니아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바이든이 펜실베이니아에서 패하면 선벨트 중 플로리다(선거인단 29명)나 노스캐롤라이나(15명)에서 이겨야 한다. 바이든은 이들 지역에서 각각 1%포인트 안팎 우위를 지키고 있어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보다 더 다급한 상황이다.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뒤지고 있는 데다 공화당 아성으로 꼽혔던 텍사스, 조지아 같은 곳도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승리하려면 4년 전 승리한 지역 외에 플로리다에서 반드시 이기고, 펜실베이니아(20명)도 가져와야 한다. 이 경우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지더라도 28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재선에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플로리다에서 이기고 펜실베이니아를 내주면 4년 전 민주당에 패했던 미네소타(10명) 같은 곳에서 이겨야 승리를 바라볼 수 있는데 낙관적이진 않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미네소타에서 바이든에게 4.7%포인트 뒤지고 있다.

다만 4년 전 대선처럼 여론조사에 잘 잡히지 않는 트럼프 지지층(샤이 트럼프)이 변수다. 아이오와는 샤이 트럼프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아이오와 일간 ‘디모인 레지스터’는 1일 여론조사기관 셀저와 함께 아이오와에서 트럼프가 바이든을 7%포인트 앞섰다고 보도했다. 이는 RCP 조사에서 트럼프 우위가 0.7%포인트에 그친 것보다 훨씬 큰 차이다. CNN은 “셀저의 여론조사가 옳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는 예상보다 훨씬 나은 입지일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박상용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