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5년 임기…모랄레스 퇴진 1년 만에 사회주의 재집권
볼리비아 대선서 좌파 아르세 당선 확정…득표율 55.1%
볼리비아 대통령 선거에서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이끄는 좌파 사회주의운동(MAS)의 루이스 아르세 전 장관이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을 확정했다.

대선이 치러진지 닷새 만인 23일(현지시간) 완료된 볼리비아 선거당국의 공식 개표에서 아르세 후보는 절반을 훌쩍 넘는 55.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이 28.83%, 루이스 페르난도 카마초 후보가 14%로 뒤를 이었다.

한국계 목사 겸 의사인 정치현 씨는 1.55%를 얻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결선 없이 승리를 확정하는 볼리비아 대선 규정에 따라 아르세 후보는 당선을 확정하게 됐다.

선거당국은 지난해 개표 과정에서 일었던 부정 의혹을 의식해 올해는 투표 당일인 18일 신속 개표 결과도 발표하지 않은 채 더욱 신중하게 개표했다.

그러나 선거 당일 아르세 쪽으로 크게 기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아르세와 MAS는 곧바로 승리를 선언했고, 상대 후보도 일찌감치 패배를 시인했다.

이로써 볼리비아엔 14년 가까이 집권한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부정 의혹으로 물러난 이후 1년 만에 다시 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지난 1년간 빈자리를 채웠던 자니네 아녜스 우파 임시정부에서의 외교 정책 변화 등도 빠르게 원상 복귀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달 취임해 향후 5년간 볼리비아를 이끌게 될 아르세 당선인은 모랄레스 집권 대부분 기간에 경제장관을 맡아, 모랄레스 정권의 경제 정책 '에보노믹스'를 책임진 경제학자다.

라파스의 중산층 가정 출신으로, 영국 워릭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날 공식 개표까지 완료되면서 볼리비아는 1년 만에 다시 치러진 대선을 큰 혼란없이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부정 논란으로 무효가 된 지난해 10월 대선 직후엔 모랄레스 반대자와 지지자들의 거센 시위로 혼돈의 한 달을 보내야 했다.

작년 볼리비아 대선에 부정이 있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던 미주기구(OAS)도 전날 이번 선거 과정이 투명했으며, 아르세의 당선도 정당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