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억500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간편결제 업체 페이팔이 가상화폐를 활용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3억5000만명 쓰는 페이팔, 비트코인 결제 가능해진다
이 소식에 가상화폐 대표주자인 비트코인 가격이 10%가량 오르며 약 1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페이팔은 2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몇 주 안에 미국에서 가상화폐 사고팔기 기능을 추가하고, 내년 초에는 모든 온라인 가맹점에서 가상화폐를 이용한 결제까지 지원한다고 밝혔다. 가상화폐 매매 서비스는 우선 비트코인,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시, 라이트코인 등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페이팔은 내년 상반기 해외 이용자들도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페이팔 지갑 안에서 가상화폐를 거래하면 일종의 거래소 역할도 하게 되는 셈이다. 페이팔은 이를 위해 뉴욕주 금융당국으로부터 사업 면허도 획득했다.

페이팔의 가상화폐 결제 서비스는 미국 달러 등 법정화폐로 실시간 환전해 전송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가상화폐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미국 가상화폐 중개업체 팍소스트러스트가 가상화폐 환율 계산, 전송 처리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댄 슐만 페이팔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디지털 통화로의 전환은 불가피하다”며 “우리는 세계 중앙은행 등과 협력해 금융 및 상거래에서 디지털 통화의 역할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페이팔의 가상화폐 지원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1만323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는 작년 6월 이후 최고치다. 페이팔의 이번 서비스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적법성을 인정하고, 활용도를 높일 것이란 평가가 나와서다.

마켓워치는 “3년 전 제한적으로 비트코인 거래를 허용한 결제업체 스퀘어는 올봄 비트코인 관련 매출이 8억7500만달러(약 1조원)로 여섯 배가량 급증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대안 투자 자산으로 인식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도 디지털 화폐 개발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지난 19일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다른 나라 중앙은행, 국제결제은행(BIS) 등과 함께 디지털 화폐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은행은 광둥성 선전시 등과 함께 최근 법정 디지털 화폐 공개 테스트를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