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방침 확정
방사성 물질 '삼중수소'…"유전자 변형·생식기능 저하"
'일본 협조 없는데' 적극 대응한다는 정부
전문가 "일본에 자료 공개 요구해야"
19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 스가 총리 가면을 쓴 참석자가 후쿠시마 핵발전소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검토 중인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19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 스가 총리 가면을 쓴 참석자가 후쿠시마 핵발전소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검토 중인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일본 정부가 오는 27일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방사능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는 방침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내로 흘러들어오는 방사성 물질 ‘삼중수소’가 피폭 시 DNA 손상을 일으킬 위험성을 지닌 성분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삼중수소 '유전자 변형·생식기능 저하' 위험…일본 "제거할 수 없어"
20일 학계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성분 중 수소와 중수소는 방사능이 없지만, 삼중수소는 불안정해 붕괴하면서 방사선을 방출하고 헬륨-3으로 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중수소는 수산물 섭취 등으로 인체 내부로 들어올 경우 치명적인 신체 손상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삼중수소가 인체 내 정상적인 수소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면 베타선을 방사하면서 삼중수소가 헬륨으로 바뀌는 '핵종 전환'이 일어나게 되는데, DNA에서 핵종 전환이 발생하면 유전자 변형, 세포사멸, 생식기능 저하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일본이 삼중수소만을 분리해 제거하는 기술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 삼중수소는 일반 수소나 중수소와 물성이 같아 산소와 결합한 물 형태로 일반적인 물속에 섞여 있으면 물리·화학적으로 분리하는 게 사실상 어렵다. 일본이 방사능 오염수를 정화하는 데 사용하겠다고 밝힌 다핵종제거설비(ALPS) 장비도 삼중수소는 제거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일본이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없이 해양에 방사능 오염수를 방출할 경우 우리의 안전도 장담할 수 없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독일 헬름홀츠 해양연구소의 영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일본이 방류하는 후쿠시마 오염수는 한달 내로 제주도와 서해에 유입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일본이 방출하는 삼중수소의 양이 적은 편도 아니다. 후쿠시마 원전 내 오염수 삼중수소 농도는 리터당 평균 58만 베크렐(㏃) 수준. 이는 일본 배출 기준치인 리터당 6만㏃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성분이 자연스레 사라지는 것을 바라는 것도 어렵다. 반감기가 12.3년인 삼중수소의 소멸에는 최소한 수십 년이 걸린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소녀상에서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등이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 반대'기자회견을 열고 스가 총리 가면을 쓴 활동가가 방사성 오염수의 방류를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소녀상에서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등이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 반대'기자회견을 열고 스가 총리 가면을 쓴 활동가가 방사성 오염수의 방류를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협조 없는데' 적극 대응한다는 정부…"일본에 자료 공개 요구해야"
이에 한국 정부는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대응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일본 행보에 대응할 방침이다.

다만 일본 측은 '공식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오염수 방류 계획과 기간 등의 자료 등도 한국 정부에 공유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에 오염수 방류에 관해 관심과 걱정을 표명하고, 일본에 자료 공개를 요구해야 한다"며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에 관해 문제가 있으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솔직하게 논의하자고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도 "사고 원전이 오염수를 방류하는 데 국제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다"며 "국제사회의 이해와 공감대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