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현지 대학서 아세안 관련 일본 외교방침 연설
총리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서 중국 견제 메시지 발신
동남아 순방 日스가 중국 턱밑서 남중국해 군사화 비판
동남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19일(이하 현지시간) 첫 방문국인 베트남에서 남중국해 군사화를 비판하며 중국 견제에 나섰다.

스가 총리는 이날 오후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있는 베트남-일본대학에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일본의 외교 방침을 주제로 연설했다.

그는 연설에서 중국과 아세안 일부 가맹국이 영유권을 놓고 대립하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법의 지배와 개방성과는 역행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남중국해 군사 거점화를 추진하는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스가 총리는 "일본은 긴장을 높이는 행위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며 "모든 당사국이 힘과 위압이 아니라 국제법에 기초해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아세안과 평화롭고 번영하는 미래를 함께 만들 수 있다"며 미국과 일본 등이 주창하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과 아세안이 작년 6월 독자적으로 채택한 '인도·태평양 구상'의 연계를 호소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동남아 순방 日스가 중국 턱밑서 남중국해 군사화 비판
전날 베트남을 방문한 스가 총리는 이날 오전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하노이에서 회담을 갖고 '방위장비품(방위장비)·기술이전 협정'을 체결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 생산한 방위 장비를 베트남에 수출할 수 있는 법적인 틀이 마련됐다.

일본의 이런 움직임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베트남에 방위 장비를 수출해 남중국해 진출을 계속하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가 총리는 오는 20일에는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한다.

스가 총리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아세안에서 영향력이 있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선택한 것은 관련국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남중국해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