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안보 위협 기업·개인 겨냥
대상 포함땐 한국기업에도 불똥
중국이 국가 안보에 위해를 가하는 기업이나 개인을 제재할 수 있는 ‘수출관리법’을 만들었다. 직접적으로는 미국 기업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한국 기업이나 개인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의 입법 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 17일 끝난 제22차 회의에서 ‘수출관리·통제법’ 제정안을 통과시키고 오는 12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이 법은 국무원이 지난해 12월 초안을 작성해 전인대 상무위에 상정했으며 세 차례 심의를 거쳐 이번 회의에서 처리됐다.

수출관리법은 중국 당국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전략물품을 제3국으로 수출할 수 없도록 제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 내에 있는 중국 기업과 해외기업, 개인 모두가 제재 대상이 된다.

제재 대상이 되는 물품은 대규모 살상 무기 및 운반 도구 설계·개발·생산 관련 물품과 핵무기·생화학무기 등 테러 용도의 물품 등이다. 제재 품목은 국무원과 중앙군사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정한다.

제재 대상은 대부분 군사 분야이지만, 첨단기술 대부분이 군사 기술과 연계된다는 점에서 일반 기업들도 얼마든지 제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해외 기업도 똑같이 적용받기 때문에 제재 리스트에 오르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한국 기업도 피해를 볼 수 있다. 한·중 무역은 한국 기업이 주로 중간재를 중국에 판매하면 중국 기업은 완제품 형태로 만들어 최종 해외로 수출하는 구조다. 중국의 완제품이 수출관리법의 적용을 받으면 한국 기업의 수출길도 막히게 된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對)중 수출 비중은 25.1%에 이른다.

중국이 수출관리법을 제정한 것은 그간 중국 기업을 제재해온 미국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제재하고 틱톡과 위챗을 미국 시장에서 퇴출시키겠다고 압박해왔다. 앞서 중국 상무부도 지난달 20일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 작성과 관련한 규정을 발표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미국의 제재에 대항해 반격에 나설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이 법을 제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중 갈등이 한층 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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