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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아이폰 등을 수탁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이 2025년 세계 전기차 시장의 10%를 장악하겠다고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 1월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이후 9개월만에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날 폭스콘은 전기차 제조 지원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공개하면서 이 같은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리우 영 폭스콘 회장은 이르면 2025년 자사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전기차 약 300만대가 도로에 굴러다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다.

2024년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내놓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충전에 몇 시간씩 걸리는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전고체 배터리는 5분 만에 80% 충전이 가능하다. 출력과 전기 저장량이 두 배 이상 증가해 주행 거리가 늘어나고, 폭발 위험도 줄어든다. 상업화에 성공하면 배터리값도 확 낮출 수 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2022년 전고체 전기차를 내놓고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따라 잡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7월 회장에 취임한 영 회장은 자동차와 의료장비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애플 제품 수탁생산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소비자 가전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폭스콘의 자동차 부품 매출은 약 3억3000만달러로 전체의 10% 수준이다.

지난 1월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중국에서 전기차를 제조할 합작사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폭스콘은 대만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 위룽그룹과 손잡고 전기차를 설계하고 있다. 테슬라에도 일부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 자율주행 기술은 일본 공항 셔틀 교통편 등에 사용되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