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달러 조달…"투자 다변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수억달러 규모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설립해 이르면 올해 안에 미국 증시에 상장시킬 계획이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그룹 관계자는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에 스팩 활용 수요가 있기 때문에 투자 수단으로서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우회상장 수단으로 사용되는 스팩에 반대하는 분위기도 있어 “스팩을 통한 투자가 그룹의 핵심 전략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스팩은 비상장기업과의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다. 공모를 통해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모은 뒤 상장 2년 안에 비상장기업과 합병해야 한다. 피인수 비상장기업이 존속법인으로 남기 때문에 증시에 상장되는 효과가 있다.

소프트뱅크그룹이 스팩을 상장시키면 비전펀드 등 계열 펀드의 투자 대상 기업과 합병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론상 사업성을 분명히 입증하지 못해 기업공개(IPO)와 매각이 쉽지 않은 투자기업 문제를 해결해주는 이른바 ‘고충처리반’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소프트뱅크그룹 측은 스팩을 계열 펀드가 투자한 기업과의 합병에 활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로선 소프트뱅크그룹이 투자 수단을 다변화하기 위해 스팩에 손을 대는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벤처캐피털(VC)인 비전펀드가 투자 대상을 발굴하고 인수한 뒤 기업가치를 높여 되팔기까지는 5~10년 걸린다. 반면 스팩을 통하면 인수와 동시에 투자금 회수 수단이 마련될 뿐 아니라 1년가량 걸리는 IPO 절차도 단축할 수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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